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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김영호 첫 金 찌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부산아시안게임의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은 내가 따내겠다."

'시드니의 영웅' 김영호(31·대전도시개발공사·사진)가 펜싱의 남자 플뢰레 결승이 벌어지는 29일 밤, 대회 첫 금메달을 한국에 바치겠다는 결의에 차있다.

펜싱 플뢰레는 개막식이 벌어지는 29일 오후 7시 결선을 해 가장 먼저 금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보통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은 사격의 여자 공기소총에서 가장 먼저 금메달이 나온다. 그러나 부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여자 공기소총보다 김영호의 금메달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일정을 조정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금메달을 따내 영웅이 됐던 김영호는 이후 각종 행사에 불려다니는 등 제대로 훈련을 하지 않아 지난 7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32강에서 탈락하는 수모도 겪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은 김영호는 고낙천 플뢰레 대표코치와 함께 대구에서 합숙하며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훈련을 거듭해 왔다. 스스로 "중학생 선수보다 더 열심히 연습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기량은 이미 세계 정상급인 그의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왔으므로 우승 가능성은 매우 크다. 타고난 순발력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상대 뒤편 어깨를 찍어버리는 '쿠페' 기술은 그만의 전매특허다.

김영호의 우승가도에 가장 큰 걸림돌은 중국의 왕하이빈이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김영호를 꺾고 우승했던 왕하이빈과 김영호의 역대 전적은 2승2패. 그러나 가장 최근에 만난 99년 김영호가 승리했다.

한국은 또 29일 남자 플뢰레에 이어 바로 열리는 펜싱의 남자 에페에서 지난 7월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 구교동(30·울산시청)과 이상엽(30·부산시체육회)이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기대한다.

정영재 기자

jer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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