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2위의 항공 방위산업체인 록히드 마틴과 보잉이 한국과 일본의 차세대전투기 시장을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양국 합쳐 사업규모가 16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록히드 마틴은 스텔스 전투기 'F-35 라이트닝(Lightning)Ⅱ'를 제시했고 보잉은 F-15E에 스텔스 기능을 추가한 'F-15 SE(Silent eagle)'로 도전장을 냈다.
한국과 일본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구입을 희망하고 있다. 한국 공군이 추진하는 F-X 3차 사업은 오는 2014~2019년까지 첨단 5세대 스텔스 전투기 60대를 도입하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2011년 9월까지 기종을 선정하고 11월에 계약을 끝낸다는 방침이다. 현재 F-35와 F-15SE가 한국 시장을 두고 치열한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대당 가격을 1000억원으로 본다면 총 6조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규모의 방산 프로젝트다. 이에 앞서 한국은 F-X 1·2차사업을 통해 40대의 F-15K를 도입했으며 2012년까지 21대가 추가로 들어온다.
일본 역시 항공자위대의 노후화된 F-4EJ의 후속 기종을 5세대 전투기로 교체하는 FX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F-22랩터를 희망해왔다. 그러나 미 의회가 이 기종의 일본 수출을 금지함으로서 F-22를 제외한 기종을 선택해야하는 입장에 있다. 일본은 현재 록히드마틴사의 F35와 보잉사의 F-15SE 또는 FA 18E/F, 유럽이 공동 개발한 유로파이터(Eurofighter)를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대당 가격을 약 150억엔(2000억원)으로 책정하고 있어 50대를 구매할 경우 사업규모가 무려 10조원에 이른다.
당초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시장은 F-22랩터와 F-35를 생산하는 록히드 마틴이 독주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보잉이 최근 기존의 F-15E를 개조해 스텔스 도료를 입히고 무기를 내장하는 방식으로 '속성 스텔스 전투기'인 F-15SE를 선보였다. 보잉사 측은 스텔스 기능이 F-35에 버금간다며 도전장을 냈다. 전문가들은 스텔스 성능에서는 F-35가, 무장량과 경제성에서는 F-15SE가 앞선다고 말하고 있다. 과연 16조원에 이르는 한국과 일본의 차기전투기 사업의 최종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보잉사는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15 SE(사일런트 이글)' 이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발사 실험을 성공리에 마쳤다고 발표했다. 지난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무구 해군 항공 무장 스테이션을 이륙한 F-15E는 전투기 '내부 무기탑재실(Conformal Weapons Bay)'에 내장된 'AIM-120 암람(AMRAAM·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한 뒤 기지로 돌아왔다. 이는 내부무기 탑재실 설치 이후 첫 미사일 발사실험이다. 주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