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돼지고기값 폭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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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1면

돼지고기 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산지에서는 이미 지난 8월보다 25% 가량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소매가격에는 아직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하락률이 15% 정도에 그치고 있으나 조만간 더 커질 전망이다.

가장 인기있는 부위인 삼겹살의 경우 지난 8월에는 할인점에서 1백g 1천3백원에 판매됐지만 요즘에는 1천1백원으로 내렸다.

정육업계에서는 도매상들이 재고부담을 이유로 가격을 아직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소매값 하락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돼지고기 소비가 늘지 않고 있어 10월 초면 도매상들이 앞다퉈 가격을 내릴 것으로 본다. 1백g에 9백60∼1천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본다.

돼지고기가 이렇게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지난해 구제역으로 중단된 돼지고기 수출이 올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해 축산농가에서 사육두수를 늘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구제역이 다시 발생해 수출이 계속 중단되는 바람에 물량이 내수로 몰리면서 가격하락을 부추긴 것.

여기에다 수입업자들이 올 여름 삼겹살 수요가 많을 것으로 판단해 삼겹살을 대량 수입했으나 실제로 소비가 늘지 않아 덤핑 물량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 할인점 돈육 구매담당자는 "올해 돼지고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5∼30% 가량 줄었다"면서 "재고 물량이 많은 데다 수입 삼겹살이 음식점 등에 덤핑으로 흘러나오고 있어 국산 돼지고기의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가지는 크게 올랐다. 26일 서울 가락농수산물시장에서 가지는 8㎏짜리 중품이 25일보다 50% 폭등한 9천원에, 상품은 31% 오른 1만2천5백원에 거래됐다.

가락동농수산물시장 관계자는 "가지 상품(8㎏)의 경우 2∼3일 전까지만 해도 9천5백원에 불과했지만 요즘 수요가 많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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