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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고려시대 金石文 한눈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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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의 금석문(金石文)을 총망라한 『한국금석문집성』 40권이 발간된다. 1919년 조선총독부에서 『조선금석총람』상·하권을 펴낸 이래 전국에 흩어져있는 금석문을 집대성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첫째권 『광개토대왕비』편을 먼저 선보인 한국국학연구원(원장 심우영)에서 2004년 말까지 40권을 모두 펴낼 예정이다.

금석문은 금속이나 돌로 만든 각종 유물에 새겨 넣은 글이다. 범종(梵鐘)이나 비석(碑石) 등에 새긴 금석문은 문헌의 한계와 오류를 보완하고 바로잡는 역할을 하기때문에 고대·중세 역사를 연구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다. 예서체·전서체 등으로 쓰여진 금석문의 서체는 서예사 연구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나온 『한국금석문집성』은 금석문 연구의 대가였던 고(故)임창순 선생이 필생의 작업으로 전국을 돌며 탁본해 수집하고 있던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태동고전연구소를 설립해 국학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 임창순 선생은 금속문 관련 '선사시대'편을 1984년에 출간한 바 있으나 총서의 완간은 보지 못한 채 99년에 타계했다.

『한국금석문집성』에는 금석문의 원형을 실물 크기로 살펴볼 수 있는 도판과 번역문, 그리고 임세권(안동대)·이우태(서울시립대)교수의 해설을 함께 실었다. 한국에 현존하는 금석문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제작된 고구려·백제 유민의 묘지명 등과 일본에 있는 자료도 수록할 예정이다.

임세권 교수는 "제1권에 실린 광개토대왕비 탁본은 임창순 선생이 소장해 온 것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초기 탁본 가운데 연대가 가장 확실(1889년)하기 때문에 광개토대왕비를 판독하는 데 있어 몇 안되는 귀중한 자료"라고 밝혔다.

『한국금석문집성』 발간을 기념해 오는 27일 안동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에서 '한국 금석문의 세계'를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린다. 학술대회 참가자를 대상으로 정가 4만원의 『한국금석문집성』을 40% 할인해 판매한다.

배영대 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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