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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값싸게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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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1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바이오매스연구팀 김미선 박사는 '퍼플''넌-설퍼 박테리아' 등의 광합성 미생물이 든 생활하수에 햇빛을 쪼여줌으로써 미생물이 수소를 만들게 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2백ℓ들이 물통에서 하루에 같은 양의 수소를 생산하게 하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광합성 미생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신 물을 쪼개 수소를 내뱉는 생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일본 오사카 간사이발전소에서는 광합성 박테리아를 이용해 하루 1천1백ℓ짜리 수소생산 실험을 끝마쳤으며, 독일 아헨공대는 빗물과 우유공장 폐수를 이용해 1㎡ 면적에서 시간당 2ℓ의 수소를 생산하는 야외시설을 운용 중이다. 대체에너지 개발 경쟁은 '솔라타워'나 풍력발전기뿐만 아니라 미래 에너지로 각광받는 수소를 물에서 값싸게 만드는 쪽에서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물에 광합성 미생물을 풀어놓거나 반도체 가루와 같은 광촉매를 뿌려준 뒤 햇빛만 있으면 수소가 쏟아져 나오게 하자는 것이다. 수소 생산에 들어가는 것은 고갈과 환경 오염의 염려가 전혀 없는 햇빛·물·광촉매인 반도체 가루 등이다. 수소를 태우면 휘발유에 버금가는 힘이 나오지만 매연은 전혀 없고 물만 나온다. 지금까지 수소를 일반 연료로 사용하지 못한 것은 '생산비가 높아 배보다 배꼽이 더 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수소는 공업용 등 특수 용도로만 주로 사용돼 왔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고효율수소제조기술개발사업단 김종원 박사는 "수소는 기체·액체로 만들 수 있다"며 "햇빛이나 미생물 등 자연에너지를 이용해 값싸게 대량 생산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0년께면 자동차·비행기·발전소·배터리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연료로 수소가 한몫을 할 것으로 그는 예측했다.

권혁주 기자 woo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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