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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6세때 직접 찍은 사진

중앙일보

입력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58년 5월 1일 직접 찍은 김일성 주석과 벽초 홍명희의 뱃놀이 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정일 16세때 김일성 홍명희 뱃놀이장면 촬영

역사소설 '림꺽정' 저자인 월북작가 벽초 홍명희(1888∼1968) 집안에서는 벽초와 고(故) 김일성 주석이 평양시 교외의 한 호수에서 뱃놀이하는 사진을 '가보'(家寶)로 보관하고 있다.

나지막한 산을 배경으로 한 조용한 호수에서 김 주석이 밝게 웃으며 직접 노를 젓고 마주 앉은 벽초 역시 만면에 환한 웃음을 지으면서 사진을 찍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

흑백의 이 사진은 1958년 5월 1일 국제노동자절 행사가 끝난 직후 촬영한 것으로 김 주석의 인품을 소개하는 수많은 사진 중에서도 명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또 김 주석의 활동에 관한 대다수 사진이 그렇듯 이 유명한 장면을 찍은 사람도 당연히 김 주석의 전용 사진사나 관련 간부 정도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중순 간부들에게 처음으로 이 사진을 자신이 직접 찍었다고 46년만에 밝혔다.

18일 평양방송과 노동신문(3.15)은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 사진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평양방송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김 주석과 벽초의 인연을 회고하던 중 "수령님께서 홍명희 선생과 단 둘이 탄 배에서 직접 노를 저으시는 역사적인 화폭을 담은 사진이 있는데 그 사진은 내가 찍은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때 내가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면서 그 모습을 찍으려고 하니 홍명희 선생은 사진을 잘 찍어달라고 했다"며 "수령님께서 홍명희 선생과 함께 배를 타시는 뜻깊은 사진은 이렇게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내각 부수상으로 일하던 벽초가 일부 종파분자들의 모함으로 마음 고생을 하고 있었는데 김 주석이 이를 헤아려 바쁜 시간을 내 호수로 데려갔다고 설명했다.

김 주석이 벽초에게 "나이많은 분이 언제 배를 타봤겠느냐. 오늘은 함께 배를 타며 푹 쉬자"면서 직접 노를 잡았다는 것.

어느덧 배가 잔잔한 호수 한 가운데 이르고 두 사람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지켜보던 김 위원장은 사진기를 들고 있던 간부에게 빨리 그 장면을 촬영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그 간부가 노를 저을 줄 몰라 결국 김 위원장이 직접 노를 저어 김 주석과 벽초가 탄 배 근처로 다가가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다.

충북 괴산 출신인 벽초는 1948년 월북 후 내각 부수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등을 지냈다.

그의 아들 홍기문은 이조실록을 완역한 유명 국학자로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 부의장, 조평통 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손자인 석형은 현재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겸 함경북도당 책임비서이고 석형의 동생 석중은 '황진이'를 쓴 유명 소설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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