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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사랑을 낚자 부부동반 낚시 재미 붙일'미끼'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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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추분(秋分·23일)이 지나 밤이 낮보다 길어지면서 계절이 확연히 가을로 접어들었다.

밤 낚시는 이제 끝물이고, 봄철에 이어 낮 낚시가 다시 시작되는 때다. 하늘이 맑고 바람은 선선한데다 모기에 시달릴 일도 없다. 부부가 함께 낚시를 떠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대다수 낚시꾼의 '숙원 사업'은 아내나 애인이 낚시에 재미를 붙이게 하는 것이다. 출조 때 동행할 수 있다면 주말마다 아내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취미로 낚시를 소개할 때 감안해야 할 점들을 살펴본다.부부 회원이 많기로 유명한 인터넷 동호회'낚시광'(//fishmania.net) 회원들에게 비법을 들어봤다.

◇무료 낚시터는 피하라=아내와 자주 낚시터에 가는 신승우(35·회사원·서울 강남구 일원동·회사원)씨는 "부부의 첫 낚시 장소로 자연형 무료 낚시터를 선택하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격"이라고 조언한다.

무료 낚시터는 입어료가 없는 만큼 편의시설도 없다.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다. 있다고 해봤자 냄새가 진동하는 간이 화장실 정도. 이쯤 되면 여성 열에 아홉은 기겁을 하게 마련이다.

첫 낚시 장소는 화장실·식당·매점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유료 낚시터로 잡는 것이 현명하다. 초행인 곳은 되도록 피한다. 따라서 미리 답사를 다녀오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낚시광 회원들이 부부가 함께 갈 만한 곳으로 추천하는 경기권의 낚시터는 포천 초원지(031-535-4800)·안성 조일지(031-674-0869)·파주 적성지(031-959-6168) 등이다.

◇세심한 배려를 보여줘라=낚시터에 편의시설이 잘 돼 있고 경관마저 좋다면 아내에게 낚시 가르치기는 절반은 성공한 셈. 하지만 '단 지 아내를 모시고 온' 하루가 아니라 '아내를 위한' 하루임을 실감케 해줘야 나머지 절반의 성공도 거둘 수 있다.

아내를 배려한다면 낚시터 내에서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가까이 있는 관리사무소 인근의 자리를 택하는 것이 좋다. 만일을 대비해 팔걸이가 있고 머리를 기댈 수 있는 고급 낚시 의자를 준비해 간다.

여성이 남성보다 자외선 노출에 민감하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 햇빛을 막을 수 있는, 넉넉한 크기의 파라솔을 반드시 준비한다.

입어료가 2만∼3만원대인 유료 낚시터라면 대부분 파라솔을 비치하고 있다. 이 외에 챙이 큰 모자,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를 함께 가져가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미 낚시를 즐기고 있는 부부와 동행하면 아내가 낚시에 대해 느끼는 이질감을 쉽게 해소할 수 있다. '낚시 커플'인 이동훈(34·회사원·서울시 중랑구 상봉동)·백연희(27) 씨 부부는 "출조가 처음인 아내라면 낚시터에 다른 여성이 있을 때 더욱 편안함을 느끼게 마련"이라고 입을 모은다.

◇안내자 자신의 조황은 포기하라=깔끔한 시설과 세심한 배려로 점수를 땄다면 첫 출조는 성공한 셈. 하지만 두번째 동반 출조를 보장받으려면 아내가 직접 손맛을 보게 하는 게 중요하다.

아내가 쓸 낚싯대는 두칸대(길이 3.6m)이하로 준비한다. 길이가 짧은 낚싯대일수록 캐스팅에 익숙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 때문에 두칸 이하의 짧은 낚싯대로도 재미를 볼 수 있는 자리를 선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내자(남편) 자신의 조황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낚시꾼 한정수(31·서울시 강북구 번동·무역업)씨는 "아내가 낚시에 호기심을 보이기 시작할 때부터는 자신의 낚시를 접고 본격적으로 아내의 낚시만 도와야 한다"고 충고한다.

포천=글·사진 성시윤 기자

copip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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