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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학교 교사 메이저리그 진출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꿈★은 이루어진다'.

27일 개봉하는 영화 '루키'의 주제는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시골 학교의 과학 교사인 지미 모리스(데니스 퀘이드)는 과거 투수였지만 거듭된 부상으로 좌절하고만 아픔을 지녔다. 그의 낙은 학교 야구팀을 지도하고 텅 빈 운동장에서 강속구 연습을 하는 것이다. 요컨대 그는 아직 야구를 포기하지 못한 것이다.

지미를 격려하는 건 제자들이다. 인위적으로 느껴지리만큼 의젓한 야구부 제자들은 부상의 악몽이 되살아날까봐 주저하는 지미를 부추겨 다시 강속구를 던지게끔 유도한다. 지미는 학교 팀을 지역 예선에서 우승시키고 마이너 리그에 들어간다. 과연 이 시골 마을의 나이든 과학 교사가 꿈의 무대 메이저 리그에 진출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주제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건강하고 정직하다. 마치 이 시대가 잊어버리고 있는 가치에 대해 일깨워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교사와 제자 간의 신뢰,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사랑, 수십년을 한 마을에서 살아온 주민들의 우정 등을 고루 담고 있다. "야구보다 중요한 일은 많아. 그걸 배워"라고 타이르던 지미의 아버지도 결국 메이저 리그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아들의 어깨를 얼싸안는다.

너무 정직해서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지미가 그 이후 두 시즌을 더 뛰고 은퇴해 야구용품점을 차렸다는 결말 부분이다. 그가 현대판 영웅담의 주인공이 아니라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보통 사람'중의 하나였다는 끝맺음은 무척 현실적이고 그래서 영화를 보고 일어나는 뒷맛을 개운하게 한다.

이는 이 작품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덕분인 듯. 제작진은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에 실린 모리스의 기사를 보고 영화화를 결정했다고 한다. 감독 존 리 행콕. 전체 관람가.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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