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 스타 안트리오 '色다른' 록 투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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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MTV 세대를 위한 피아노 3중주단'. 공연 때마다 정열적인 무대 매너와 특이한 의상, 조명 효과로 화제를 뿌려온 안트리오에 대한 언론의 평이다.

2000년 영국 작곡가 토머스 아데스(30)·지휘자 마이클 틸슨 토머스(57·LA필하모닉 음악감독)와 함께 이들을 '주목해야 할 인물'로 선정한 LA타임스는 "안트리오가 섹시한 외모로 한몫을 보는 여성 앙상블 '에로이카 트리오'와 경쟁하고 있지만 무대 매너나 의상뿐 아니라 레퍼토리가 더욱 혁신적이다"고 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안트리오가 다음달 9~13일 전국 순회공연을 한다. 통산 네번째 음반인'그루브박스'(EMI)의 출시에 즈음해 음반 수록곡을 들고 서울·순천·전주·부산에서 고국 팬들을 만난다. 2000년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에 이어 2년 만의 내한 무대다.

새 음반'그루브박스'에는 영화음악과 록음악의 비트를 덜어내고 정제된 실내악의 세계로 승화시킨 음악들이 담겨 있다.'피아노'로 유명한 마이클 니먼(58)의'옐로 비치','닥터 지바고''사랑과 영혼'의 영화음악을 맡은 모리스 자르(78)의'엥가디너 모음곡'등은 유명 영화음악 작곡가들이 안트리오를 위해 작곡한 신작이다. 후자는 스위스 엥가디너 계곡에서 작곡한, 여름·가을·겨울·봄으로 이어지는 4악장 모음곡으로 올 여름 스위스 브레겐츠 페스티벌에서 초연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번 앨범의 백미(白眉)는 체코 프라하 출신의 미칼 라타이(27)가 편곡을 맡은 록그룹 더 도어스의 '라이더스 온 더 스톰'. 바이올리니스트 케네디가 '도어스 콘체르토'라는 제목으로 편곡·녹음하기도 한 '록의 클래식'이다. 안젤라는 폭풍우 소리를 내기 위해 피아노 줄 위에 테니스 공을 놓고 연주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데이비드 보위의'지기 스타더스트'를 피아노 3중주로 편곡한 데 이어'스윙 시프트:밤 시간을 위한 음악'이라는 6악장짜리 모음곡을 작곡해 준 켄지 번치(29). 그는 안트리오의 줄리아드 음대 동창생으로 비올리스트 출신의 작곡가다. 안트리오의 세번째 앨범'안플러그드'를 위해 '슬로 댄스'(96년)를 작곡했고 최근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의 크로스오버 앨범 '김지연의 프로포즈'에서 편곡을 맡았다.

안트리오의 무대 매너나 레퍼토리는 클래식의 엄숙주의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당혹스러울지도 모르지만, 클래식 음악은 지루하고 따분한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에겐 색다른 무대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10월 9일 부산문예회관, 11일 서울 호암아트홀, 12일 순천 문화회관, 13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02-751-9606.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안 트리오는…

▶1979 서울서 트리오로 데뷔 ▶81 줄리아드 음대 예비학교 장학생으로 입학 ▶92 미국 콜맨 실내악 콩쿠르 우승 ▶95 데뷔앨범'파리-리우'발표 ▶98 드보르자크·수크·쇼스타코비치 3중주(EMI),독일 에코 음반상 수상 ▶99 '보그''GQ''GAP'패션 모델 ▶2000 '안 플러그드'(EMI)앨범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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