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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엔 서해서 … 한·미, 올해 10차례 더 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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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응해 25일부터 나흘간 동해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해상훈련 ‘불굴의 의지’가 28일 종료됐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연합해상훈련이 오늘 오후 5시에 모두 끝났다”며 “훈련에 참가한 미군 전력은 차례로 한반도 해상을 빠져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훈련 마지막 날엔 해상 군수 기동훈련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해군은 전날에 이어 잠수함에 대한 자유공방전 훈련을 실시했다. 탐지된 잠수함에 대해 폭뢰를 투하하고 어뢰를 발사해 격침시키는 훈련이다. 폭뢰나 어뢰 발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됐다. 또 해군과 육군은 북한 특수부대가 공작선과 소형 함정을 이용해 해상으로 침투하는 것에 대항한 합동 침투 저지 훈련을 실시했다. F-15K와 F-16, 함재기인 F/A-18A/C(호닛) 등 한·미 전투기들은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연합 공격편대군 훈련을, 경기도 승진사격장에서 연합 실무장 폭격 훈련을 각각 실시했다.

한·미연합훈련 ‘불굴의 의지’가 28일 종료됐다. 27일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함 위로 호닛 등 전투기들이 수송기 C-130을 호위하며 편대비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미는 다음 훈련을 9월 중순 이후 서해상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8월 16∼26일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직후다. 합참 관계자는 “한·미 연합훈련은 연말까지 10여 회 더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 북한과 중국에 대한 동시 메시지=김경식(해군 소장) 합참 작전부장은 “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와 해군 독도함 등 함정 20여 척과, 미 공군의 최신예 스텔스기인 F-22 랩터 등 항공기 200대, 병력 8000여 명이 참가한 ‘불굴의 의지’ 훈련은 실전적이고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1976년 ‘8·18 도끼 만행사건’ 이후 최대 규모인 데다 내용면에서도 북한의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종합적인 해상 훈련이었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천안함과 장병 46명의 목숨을 앗아 간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한 강력한 시위와 한·미 동맹의 확고한 방위 의지를 보여 줬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한 메시지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한국국방연구원 차두현 국방현안팀장은 “훈련 자체는 한·미 동맹 차원이지만 북한에 대한 경고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기싸움 성격도 띠고 있다”고 말했다. 차 팀장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한·미의 후속 조치를 중국이 제동을 걸려 한 데 대해 밀리지 않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번 훈련에 대한 중국의 견제도 만만찮았다. 중국은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했다. 중국은 이 훈련을 빌미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동중국해 해상에서 대규모 실탄 사격 훈련을 한 데 이어 지난 7일에는 수십 척의 함정과 전투기 10여 대가 동시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동북아 신냉전의 신호탄일 수도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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