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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솔트’ 홍보 위해 처음 한국에 온 앤절리나 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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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영화 ‘솔트’의 홍보차 방한한 헐리우드 배우 앤절리나 졸리가 28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에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김민규 기자]

“제가 섹시한 이유는 솔직하고 적극적인 삶을 살기 때문이 아닐까요. 제가 제 자신다울 수 있을 때 섹시한 것 같아요. 하지만 가장 섹시할 때는 브래드 피트가 절 원할 때가 아닌가 싶네요.”

할리우드 배우 앤절리나 졸리(35)는 이미지대로 당당했다. 그는 신작 영화 ‘솔트’ 홍보를 위해 27일 자정 무렵 전세기 편으로 입국해 2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할리우드 여신’의 얼굴을 보기 위해 4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해외촬영지에 가족을 몽땅 데리고 ‘이사’ 다니는 걸로 유명한 그는 이번 내한에도 매덕스(9), 팍스(7), 자하라(5), 샤일로(4) 등 자녀 가운데 가장 어린 둘(쌍둥이 비비안과 녹스)을 제외한 네 명을 데리고 왔다. 어깨를 드러낸 검은 드레스 차림으로 등장한 졸리는 “아이들이 한국 음식도 맛보고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도 하고 야구 구경도 가는 등 마음껏 한국여행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첩보액션물 ‘솔트’에서 졸리는 러시아 정보원을 취조하던 도중 이중스파이로 지목당해 도주하게 된 CIA 요원 에블린 솔트를 연기했다. 냉전시대 고도로 훈련된 러시아 첩자들이 미국에 잠입한 뒤 미국 붕괴를 기도한다는, 구시대적인 설정에 결말도 예측 가능하지만 졸리의 시원시원한 액션만큼은 점수를 줄 만하다. 특히 백악관 지하벙커 엘리베이터를 뒤따라 내려가는 장면, 수갑을 찬 상태에서 계단 난간에 매달려 동료 요원 테드(리브 슈라이버)를 처치하는 장면 등에선 할리우드 여배우 중 누가 졸리만큼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제임스 본드 역이 아니면 007시리즈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했다던 그의 배포가 느껴지는 장면이다.

졸리는 “피트가 당신이 남자들을 걷어차고 죽이는 역할을 맡으면 싫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액션영화에서 만나서 그런지 별로 꺼리지 않는 것 같다(두 사람은 2005년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에서 만나 함께 사는 커플이 됐다)”며 “남자들이 날 공격하는 건 안 좋아하지만, 내가 남자들을 공격하는 건 아주 좋아한다”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졸리는 쌍둥이 비비안과 녹스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솔트’ 촬영을 시작했다. “저는 액션영화가 너무 좋아요. 엄마 하면 좀 약하고 말랑말랑한 느낌인데, 이 영화를 통해서 내 몸을 더욱 강하게 단련시킬 수 있을 것 같아 응했죠.”

원래 에블린 솔트는 ‘에드윈 솔트’라는 이름으로 톰 크루즈에게 제안이 들어갔다. 하지만 톰 크루즈의 고사와 ‘원티드2’를 거절한 졸리의 합류로 여성 캐릭터로 바뀌었다. “사실 ‘원티드2’는 별로 고려하지 않았어요. 1편에서 죽었으니까.(웃음) 솔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여성성보다 강인함을 나타내는 배역이니까요. 스파이로 훈련받았지만 자신의 존재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발견한다는 점에서 이전에 출연했던 액션물과는 달라서 끌렸던 것 같아요.”

그는 입양과 출산을 통해 얻은 자녀들에게 헌신적이기로도 유명하다. “아이들과 일 사이에서 최대한 균형을 찾으려고 해요. 브래드와 스케줄을 조정하죠. 브래드가 일이 있을 땐 제가 아이들과 함께 하고, 제가 영화를 찍을 땐 브래드가 돌보는 식으로요. 어머니와 배우, 여자 세 가지 역할에서 최대한 성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그는 이날 밤 영등포 CGV에서 열린 ‘솔트’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초스피드로 이뤄진 방한 일정을 마쳤다.

글=기선민 기자
사진=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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