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세이프가드 연장 기각 불가피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현재 속해 있는 산업자원부로부터 벗어나는 '조직상의 독립'뿐 아니라, 각종 정부부처들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운영상의 독립'을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최근 사임한 전성철 전 위원장에 이어 무역위원회 사령탑을 맡은 이영란(李榮蘭·54·숙명여대 법대교수)신임 위원장은 마늘 세이프가드 연장신청 기각결정으로 논란이 된 무역위원회의 독립성 확보 문제를 이렇게 정리했다.

李위원장은 "무역분쟁과 관련한 제소 건수가 매년 두배씩 늘어나는 상황에서 무역위의 업무량도 폭주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조직 확대도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산 마늘 세이프가드 연장신청 기각결정에 대해 그는 "농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할 때 정말 고통스러운 결정이었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한 적합한 결정으로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정부가 (세이프가드)연장 불가 방침을 정한 상황에서 무역위원회가 설령 조사 결정을 하더라도 농민들이 바라는 대로 연장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고려된 게 사실"이라고 당시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서남부채소농협이 마늘조사 기각결정과 관련해 무역위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무역위원회의 결정에 하자가 없는 만큼 소송에 상응하는 사법적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못박았다.

李위원장은 1980년대 중반부터 경찰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자문위원 등 정부 산하의 각종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 왔으며, 위원장을 맡기 직전까지는 무역위원회 위원으로 일해왔다.

1997년 대통령선거 당시 방송사들의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을 맡아 일반인들에게도 낯이 익은 李위원장은 김영태(金英泰·60)전 산업은행 총재가 부군이다.

이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