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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古刹 '재즈 울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천년 고찰인 경북 봉화군의 청량사에서 오는 28일 오후 7시에 산사 음악회가 열린다. '천년의 소리, 천년의 울림'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 음악회에는 풍물놀이 연주단 두드락과 북연주가 최소리, 퓨전 재즈그룹 신촌블루스의 엄인호·정경화, 어린이 소리꾼 태하연양이 출연한다. 승가에서는 하유 스님과 성악가인 정율 스님이 출연, 법고를 연주하고 가곡을 부른다. 사회는 영화 '서편제'의 주인공 오정해씨가 맡는다. 올해가 두번째다.

신라 문무왕 3년인 663년에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청량사는 아름답기로 국내에서 몇 손가락에 꼽힌다. 문수봉과 금탑봉·연화봉·반야봉 등에 둘러싸인 청량사의 인근 산세는 일품이라는 평이다. 특히 공민왕이 쓴 현판과 김생이 공부했다는 김생굴, 퇴계 이황 등이 수도하며 성리학을 집대성한 청량정사, 최치원 관련 유적지, 공민왕이 은신했던 공민왕당 등 문화재가 많아 가족 나들이에도 좋은 사찰이다. 054-672-1446.

사찰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깨고 요란한 음악회를 여는 것은 대중 곁으로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다. 천년 이상 우리 민족의 정신적 버팀목이 돼왔던 불교가 지역사회의 문화중심지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역 주민이나 신도들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해 청량사의 음악회에는 무려 2천명이 참여하는 열기를 보였다.

청량사의 뒤를 이어 서울 도선사가 10월 20일(02-993-3161), 전남 해남군의 미황사가 11월 9일(061-533-3521)에 각각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새 개념의 음악회는 사찰의 이미지는 물론 대중음악의 영역을 넓히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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