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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박항서號 키를 잡아라 '수호신'이운재 특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승리의 수호신' 이운재(29·수원)가 다시 한번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 영광 재현에 나선다.

이운재는 12일 발표된 부산아시안게임 축구대표 명단에 이영표(25·안양)·김영철(26·성남)과 함께 와일드카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박빙의 승부라면 골키퍼 역할이 크지만, 한국의 이번 상대들은 한수 아래이기 때문에 세장뿐인 와일드카드를 골키퍼에 사용하는 것은 낭비"라고 지적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항서 감독이 '이운재 카드'를 뽑은 것은 경기장 안팎에서 이운재가 맡아야 할 몫이 크기 때문이다. 월드컵 당시 홍명보가 이끄는 수비라인의 움직임을 눈여겨 봤던 이운재에게 박감독은 '플레잉 코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최진철(전북)·김태영(전남) 대신 김영철을 수비진에 깜짝 발탁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월드컵대표팀에서 이운재의 위치는 중간이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는 맏형이다. 막내인 최성국(19·고려대)과는 열살 차다. 박항서 감독을 둘러싼 일련의 잡음과 평가전에의 잇따른 부진으로 흩어진 팀 분위기를 추슬러야 하는 것도 이운재의 몫이다. 평소 차분하고 말이 없는 이운재지만 날카로운 눈빛에는 카리스마가 있다.

이운재는 "다시 한번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감사한다.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며 박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운재는 또 "박감독이 팀에서 맏형 역할을 수행하라는 뜻으로 나를 뽑아준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청소년대표 평가전 때 이동국이 교체 당시 한 행동은 잘못된 것이며, 이런 점들을 고쳐가도록 후배들을 다독이겠다"고 말했다. "골키퍼이기 때문에 필드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을 더 잘 관찰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이번 대표팀에는 청소년대표팀의 최성국이 아마추어 선수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최성국은 한국이 결승전에 오를 경우 아시안게임 직후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10월 15~31일)에 참가하는 등 강행군을 하게 된다. 또 일본 J리그 교토 퍼플상가 측이 박지성의 아시안게임 참가를 허가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박감독은 엔트리 20명 가운데 19명만 발표했다.

대표팀은 13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모여 훈련에 돌입하며, 16일 베이스캠프인 창원으로 내려가 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와 차례로 평가전을 치른 뒤 27일 몰디브와 조별예선 1차전을 벌인다.

장혜수·최민우 기자

◇남자대표팀(19명·*는 와일드카드)

▶GK=*이운재(수원)·김용대(부산)

▶DF=조성환·조병국(이상 수원)·박동혁(전북)·박용호·박요셉(이상 안양)·*김영철(성남)

▶MF=김동진·*이영표(이상 안양)·변성환·현영민(이상 울산)·김두현(수원)

▶FW=박규선·이천수(이상 울산)·최태욱(안양)·이동국(포항)·김은중(대전)·최성국(고려대)

◇여자대표팀(18명)

▶GK=정호정(INI스틸)·김미정(숭민)

▶DF=이명화·진숙희(이상 INI스틸)·배정수(숭민)·김상희(울산과학대)

▶MF=박경숙·이경희·박미경(이상 숭민)·황인선(INI스틸)·한송이·이장미(이상 장호원고)·박은정(충주예성여고)

▶FW=곽미희·차성미(이상 INI스틸)·이지은(숭민)·홍경숙(강일여고)·유희연(경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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