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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탈레반· 알카에다에 미사일 판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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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한이 2005년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반군에 지대공 미사일을 판매했다는 비밀 보고서가 공개됐다. 북한이 알카에다·탈레반 등과 무기 거래를 했다는 소식은 처음 나온 것이다. 테러 조직과의 무기 거래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테러 척결에 힘을 쏟고 있는 미국의 북한 제재 강도는 더 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의 내부 고발 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26일(현지시간) 공개한 9만여 건의 아프간전 기밀 정보에 포함돼 있었다고 워싱턴 포스트(WP)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2005년 11월 19일 아프간의 ‘헤즈브 이슬라미(이슬람당)’ 지도자인 굴부딘 헤크마티아르와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재정 자문인 아민 박사가 이란을 거쳐 북한에 갔다”며 “두 사람은 북한 정부와 미·연합군 항공기를 공격할 수 있는 원격조종 로켓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기록했다.

이어 “두 사람은 2주간 북한에 머무른 뒤 12월 3일 아프간 헬만드주로 돌아왔다”며 “북한 무기는 2006년 초 아프간 반군에 건네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로부터 18개월 뒤인 2007년 5월 30일 아프간 헬만드강 인근에서 미군의 CH-47 치누크 헬기 한 대를 격추시킨 것이 북한산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당시 상황과 목격자 증언을 종합하면 휴대용 로켓포(RPG)보다 크기가 큰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MANPAD)에 의해 공격당했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돼 있다.

전문가들은 WP에 “북한의 아프간 무기 거래는 아프간전을 수행하는 미군의 전력을 약화시키는 한편, 유엔 제재로 쪼들리는 북한 경제에 현금 확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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