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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코리안리그 만들었으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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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북한 축구, 몇 년새 눈에 띄게 달라졌네요."

지난 7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남북친선 통일축구대회를 지켜본 전 북한축구대표팀 감독 윤명찬(尹明燦·53)씨는 이렇게 북한팀을 평가했다.

尹씨는 북한을 탈출, 중국을 거쳐 1999년 남한에 왔다. 그는 64~68년 국가대표 선수로 뛰었고, 91~94년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특히 90년 남북축구대회 때는 중앙체육기술협회 축구과장 자격으로 서울을 방문했다.

"얼마 전까지 북한 축구는 방어에 치중하다 역습을 가하는 전술을 썼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과감히 공격하는 형태로 변했어요. 젊은 선수들인데도 개인기가 뛰어나고 연결 패스가 정확하고…."

"경기 전에는 남한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했다"는 그는 북한 축구가 부쩍 발전한 데 대해 "94년부터 각급 학교에서 어린 선수들을 선발, 축구반을 운영한 게 큰 성과를 거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0대0으로 비겨 너무 기쁘다. 사실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게임"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를 관전하며 그에게는 소원이 하나 생겼다고 한다. 친선대회를 정례화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남북 코리안리그'를 결성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尹씨는 남한에 온 뒤 프로축구 경기감독관으로 활약하다 1년반 전에 그만뒀다.

글·사진=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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