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 '9번째 그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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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달팽이와 해바라기' 새 앨범 제목이 참 그들답다. 타이틀곡 제목이기도 하다. 혼성보컬그룹 여행스케치가 최근 내놓은 ?번째 앨범 얘기다. 1989년 데뷔한 이래 눈에 띄지 않는 존재이지만 자신의 목적을 향해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하는 달팽이처럼 그러면서도 음악을 향한 열정만큼은 태양을 향해 그리움을 불태우는 해바라기처럼 활동해온 그들이기 때문이다.

새 앨범은 지금까지 리더 조병석이 거의 도맡아 하던 작곡을 절반 가까이 나눠 했다 박혜경의 '레인'을 작곡한 이재학이 만든 모던록 '와이, 바이' 라이(Why, Bye, Lie)나 일기예보의 강현민이 작곡한 포크록 '4번째 바램' 등 팀 외의 다른 뮤지션들의 작품도 네곡 실려 있다' 전반적으로 기존보다 도회적인 느낌을 강조한 음반이지만 그렇다고 회색빛 차가운 도시 감성은 아니다. 외롭게 자신의 꿈을 좇는 도시인들의 일상을 따스함으로 감싸고 있다.

아홉명으로 시작했던 여행스케치는 7집 때부터 3남2녀로 단촐해졌다. 현재 구성원 중 원년 멤버는 리더 조병석과 '별이 진다네'의 보컬로 유명한 남준봉뿐이다. 하지만 이선아와 현정호도 벌써 10년째 함께 해왔고 보컬 이수정도 4년 전인 7집 때부터 합세 가족적인 편안함은 여전하다.

라이브 공연으로 더욱 유명한 그들이 9집 음반과 함께 오는 14~15일 남대문 메사 팝콘홀에서 최고의 공연 2002 콘서트를 연다. 지난해 5월 '최고의 공연'에서 못다한 것들을 보여주기 위한 자리다.

이번 공연에서 여행스케치는 새 앨범 수록곡 중 ?니가 없는 나의 하루는??비가??기분 좋은 상상 등을 팬들 앞에 직접 선보인다. 또 '나 어떻게' '이 밤을 다시 한번''불놀이야' '세계로 가는 기차' '나뭇잎 사이로' 등 60?70년대부터의 히트곡들을 새롭게 해석 들려줄 예정이다. 물론 언제나처럼 좋은 노래를 우선한 공연으로 꾸미겠지만 멤버들의 비주얼한 변화 등으로 보는 재미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공연 문의 02-3442-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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