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후보 4强 방문 마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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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5일 중국 방문을 마쳤다. 이로써 그는 지난해 11월 러시아부터 시작해 한반도 주변 4강(强)을 모두 방문했다. 李후보는 지난 1월과 3월 각각 미국과 일본을 찾았다.

李후보는 중국에서 자신의 한반도 평화구상을 보다 선명하게 밝혔다. 그 핵심은 "북한이 평화를 선택할 경우 획기적인 대북(對北)지원을 한다"는 것이다. 李후보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와 만나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이 (대북 교류·협력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권하면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수정하겠다는 뜻이다. 집권할 경우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등 군사문제 해결을 강력히 요구하고 북한이 호응하면 지원과 교류·협력을 강화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중국 측이 李후보에게 베푼 의전도 주목을 끌었다. 한국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중국 공산당이 李후보를 초청해 훌륭한 대접을 한 것은 李후보의 집권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江주석의 핵심 측근인 쩡칭훙(曾慶紅)공산당 조직부장이 2일 李후보와 만찬을 함께 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는 江주석이 李후보가 어떤 사람인지를 탐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측은 왕자루이(王家瑞) 외교부 부부장으로 하여금 李후보의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방문의 모든 일정을 수행토록 했다.

또 李후보를 국빈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베이징)와 시자오빈관(西郊賓館·상하이)에 묵게 했다. 李후보 숙소였던 댜오위타이 12루(樓)는 김일성(金日成)과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머물렀던 곳이다.

상하이=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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