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盧 회합에 親盧 느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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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침묵해오던 민주당 반(反)노무현 측이 5일 오전엔 시내 두곳의 호텔로 나뉘어 모인다. 이윤수(李允洙)·송석찬(宋錫贊)·이근진(李根鎭)·이희규(李熙圭)의원 외에 최명헌(崔明憲)·장태완(張泰玩)·설송웅(?松雄)의원 등 중도파 10여명이 합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존의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 이윤수 의원은 "노무현 후보-한화갑(韓和甲)대표 체제가 그대로 간다면 盧후보와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외의 인물들이 동조하고 있어 세력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6일부터 盧후보 사퇴와 백지신당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들어갈 방침이다.

하지만 친노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반노측의 반발이 집단탈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반노파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탈당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함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거나 "탈당을 한다면 내가 맨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발을 빼고 있다.

주변 상황도 반노측에 불리하다. 당초의 '제3신당' 구상은 정몽준(鄭夢準)의원이 외면해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鄭의원이 주도하는 신당에 개별적으로 참여해야 하나 그나마 鄭의원이 출마선언을 미루고 있다. 핵심인 이인제(李仁濟)의원은 외국으로 나가 있는 상태다.

하지만 친노-반노 양측 감정의 골이 워낙 깊어 내분이 봉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반노측은 일단 鄭의원의 대안으로 이한동(李漢東)전 총리를 주목하고 있다. 김영배(金令培)신당추진위원장은 '李전총리와 자민련의 합류'를 신당의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했다. 韓대표도 "李전총리에 대해 당에서 직·간접적인 접촉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상황이 복잡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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