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기쁨찾자>자원봉사자들 발길 줄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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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경북 김천지역의 수재민을 돕기 위한 자원봉사활동의 온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황금동의 심정남(64·여)씨 단독주택. 구미에서 온 금오공대생 30여명이 땀·흙탕물로 뒤범벅된 채 진흙투성이인 마당을 청소하거나 그릇을 씻느라 분주했다. 대문 앞에는 학생들이 내다놓은 장롱·옷가지·텔레비전 등 살림살이가 산더미를 이뤘다. 쓸 만한 것은 눈에 띄지 않았다.

부엌에서 싱크대를 들어내던 이창열(20·기계공학부1)씨는 "피해가 워낙 커 복구작업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벽지와 장판을 뜯어낸 방 안에서는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7~8명의 학생이 물을 뿌리며 벽과 바닥을 씻어내고 있었다.

주인 심씨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학생들이 도와줘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금오공대 오두성(26)총학생회장은 "피해가 심하다는 소식을 듣고 학생들을 모집해 왔다"며 "주민들이 가장 힘들 때 도와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상주대생 30여명도 황금동 황금시장 일대에서 진열 상품과 가재도구 등을 정리하며 땀을 흘렸다.

삼성전자서비스 경북지사는 봉사요원 60명을 파견, 김천초등학교 등 시내 3곳에서 사흘째 전자제품 무료수리와 16t급 급수차를 이용한 급수봉사 활동을 펼쳤다.

한 직원은 "고장난 제품과 급수를 요구하는 곳이 너무 많아 봉사활동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급식봉사는 여성단체 회원 등 주부들의 몫. 여성단체협의회 소속 회원 30여명은 시청 구내식당에서 주먹밥을 만들어 주민이나 자원봉사자에게 나눠주고 있다.

김천시내에서 봉사활동 중인 공무원·군인·회사원·봉사단체 회원은 9천여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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