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라토리엄 선언한 성남 구도심 재개발 … LH, 전격 중단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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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성남 구시가지 재개발사업을 중단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역주민을 포함한 투자자들의 재산 피해 등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LH는 경기도 성남시 구시가지 2단계 주택재개발 사업 가운데 중동1·금광1·신흥2 지구의 사업을 중단한다고 25일 밝혔다. LH는 66만8000여㎡에 이르는 세 지역과 수진2지구를 합쳐 1만1052가구의 주택을 짓는 조건으로 지난해 12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익명을 원한 LH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분양대금으로 사업비를 댈 수 없어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며 “주민대표자회의엔 사업 중단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LH에 따르면 금광1구역의 경우 LH의 사업 시행을 반대하는 소송이 이어지면서 주민대표기구의 기능이 정지돼 있다. 이 때문에 시공자 선정 등의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2단계 사업에 포함된 수진2지구에서도 LH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뒤 민영개발을 추진하는 주민들의 반대에 밀려 사업이 중단돼 있다.

이에 대해 신종선 신흥2구역 조합장은 “LH가 주민들과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한다면 더 큰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 일각에선 LH의 결정이 성남시의 모라토리엄(지급유예) 선언에 대한 반격의 성격을 지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함종선·유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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