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無' 장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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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증시가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뚜렷한 상승요인(모멘텀)이 나타나지 않고, 주식을 사들일 주도 세력이 없으며, 장을 이끌 주도주가 떠오르지 않는 이른바 '3무(無) 장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초부터 하락세를 딛고 반등하던 증시가 지난 주말부터 다시 기세가 꺾이자 불안해 하고 있다.

미 경기전망이 불투명해 뉴욕 증시와 이에 영향받는 국내 증시의 앞날 또한 여전히 안개 속에 가려져 있는 형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유지하면서 저평가돼 있거나 외국인 순매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종목, 그리고 중소형주 등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양증권의 서형석 연구원이 29일 제시한 '3무 장세를 슬기롭게 넘기는 방법'에 따르면 우선 각 종목이 돌아가면서 오르는 순환매에 대비해 오른 종목은 팔아서 차익을 챙기고 인기가 떨어진 종목을 낮은 가격에 사두는 게 바람직하다. 이 경우 거래 수수료가 늘어나고 단기 투자로 인해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단점이 있긴 하다.

투자자들의 과민 반응을 잘 포착해 활용할 필요도 있다. 지금같은 분위기에선 우량 기업과 관련해 조그마한 악재가 나와도 주가가 크게 떨어질 수 있으므로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으라는 것이다.

서연구원은 이밖에 ▶외국인의 투기적 선물매매로 위험이 커진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비중을 낮추고▶주가가 하락할 때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주식이 타격을 많이 받으므로 저 PER 주식에 주목하며▶계좌도용·시세조종 등의 파도에 휩쓸릴 위험이 없는 종목에 접근하라고 말했다.

주가가 싼 대중주도 대안이 될 수 있다. SK증권의 현정환 연구원은 "계좌도용 사건 등으로 코스닥 시장의 자금이 거래소의 저가 대중주로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최근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꾸준히 오른 건설·증권주 등이 유망하다"고 밝혔다.

교보증권의 이혜린 선임연구원도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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