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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재·보선 역할 분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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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3일 충남 천안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그의 천안 방문은 이달 들어 일곱 번째다. 천안행이 잦은 이유는 7·28 재·보선 기간 중 한나라당 김호연 후보와 민주당 박완주 후보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손학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서울 은평구 구산역 앞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만 이틀째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정동영 고문은 이날 광주 남구를 찾았다. 광주 남구는 민노당 후보의 추격세가 강해 민주당에 빨간 불이 켜진 곳이다. 민주당 ‘트로이카’의 하루는 이렇게 다른 곳에서 펼쳐졌다. 재·보선 8개 지역을 세 사람이 역할을 분담해 서로 마주치지 않게 전국을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이다.

정 대표는 천안을 같은 ‘접전지’를 열심히 찾고 있다. 그는 천안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 파문을 언급하며 “이명박 정권을 확실하게 심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추가로 생겼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서울 은평을과 충주(각 네 번)에 집중하고 있다. 두 곳은 한나라당에서 거물급 후보(이재오·윤진식)를 내 야권이 열세인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취약 지역’의 판세를 반전시키는 게 그의 역할인 셈이다.

정동영 고문도 지금까지 서울 은평을 지역을 네 번 찾았다. 다음으로 많이 들른 곳은 인천 계양을(2회). 정 고문은 민노당의 추격을 받고 있어 ‘표 단속’이 필요한 광주 남구를 포함해 나머지 지역도 한 번씩 고르게 방문했다. 수도권에 무게를 두면서 전 지역을 챙기는 인상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 정 대표는 재·보선 지역을 모두 17차례 방문했다. 이기든 지든 가장 큰 책임은 그의 몫인 만큼 선거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손 전 대표와 정 고문의 경우 책임은 크다 할 수 없지만 정 대표 못지않게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손 전 대표는 15차례, 정 고문은 11차례 방문했다. 선거운동이 15일부터 시작된 이후 세 사람 모두 하루에 한두 곳은 들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선거가 ‘지역선거’임을 주장하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강원·충북의 선거 지역을 네 차례만 다녀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 사람의 적극적인 선거운동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등의 표를 얻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이번 재·보선 성적표가 차기 전당대회의 중요한 채점 기준이 될 것이 때문이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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