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환 총리지명자에 대한 검증이 마무리 안된 상태에서 국회는 오늘 인준안 표결을 해야 한다.'미완의 청문회'를 거친 국회의원들이나 국민 모두 석연치 않은 기분으로 인준 결과를 지켜보게 됐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지명권자인 대통령이 총리지명자를 선정하면서 더욱 면밀한 사전 검증을 거치지 못한 탓이라고 본다. 한번의 인준 거부와 또 한번의 인준 불투명을 초래한 일차적 책임은 지명권자에게 책임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총리 지명 자체를 깜짝쇼 하듯 국면 전환의 카드로 이용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발생했다고 본다.
또 지나치게 높은 도덕성 잣대를 적용할 경우 과연 그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인사가 얼마나 될지 문제점으로 남는다. 스트라이크 존이 너무 좁다. 일반인에겐 불법이지만 관행으로 용인되고 총리 인준에는 안되는 기준의 격차를 조정하는 것도 난제다. 산술적으로 비교할 때 장상 전 지명자보다 장대환 지명자 쪽의 문제점이 더 드러난다. 전임자는 대학 총장이었고 후임자는 언론 기업의 경영자라는 점에서 시비의 액수가 크고 재산 규모도 크다. 이런 개별적 고려없이 단순 비교해 인준의 형평성을 맞춰야 할지, 이 또한 심사숙고해야 할 사안이다.
두 지명자는 각자의 분야에서 성취를 이룬 이른바 '성공한 사람들'이다. 우리 사회의 상류층 인물들이다. 그러나 일반인 입장에선 이들의 도덕적 해이가 특히 눈에 두드러진다. 서민들로선 너무나 큰 돈의 행방에 대해 당사자가 아는 게 별로 없고, 세금 문제나 법적인 사항에 대해 몰랐다거나 남에게 미룸으로써 상류층에 값하는 도덕적 책임이 너무 약하는다는 것이 깊은 배신감을 주었을 것이다. 계층 간 위화감을 줄이기 위해서도 상층부의 솔선수범하는 도덕적 책임감이 더 강화돼야 할 것이다.
청문회 질문자의 준비 부족과 태도 또한 개선해야 할 사안이다. 장대환 청문회 경우 10여개의 불법 사례를 적시했지만 청문회가 끝난 뒤에도 의혹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상처 내기 청문회가 아닌 도덕성·능력 검증의 청문회를 위한 연구가 더 검토돼야 한다. 이미 우리는 청문회의 좋은 선례를 남겨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위의 여러 문제점을 감안해 국회는 미완의 청문회이나마 끝마무리를 잘하는 현명한 선택을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