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特約' 잘 고르면 큰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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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6면

생명보험 상품이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복잡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특약 때문이다. 은행 상품은 얼마의 돈을 넣으면 얼마의 이자를 받는가만 따지면 된다. 하지만 보험은 재해별로, 질병별로 보장되는 규모가 제각각 이다. 더욱이 여기에 특약을 붙이면 그 보장내용은 더 복잡해진다.

특약이란 쉽게 말해 자동차의 옵션과 같은 것이다. 자동차를 살 때 옵션을 선택하지 않아도 되지만 대부분의 구매자는 옵션을 선택한다. 보험도 마찬가지다. 원론적으로 특약을 선택하지 않아도 되지만 특약을 부가하지 않으면 보장 내용과 규모는 생각보다 많이 줄어든다. 특약은 이렇게 보장 내용을 확대하기 위해 재해·질병·상해 등의 추가보장을 주계약(주보험)에 붙이는 것을 말한다.

특약은 그 자체로 하나의 보험상품이다. 특약 하나 하나가 보장성 상품이라는 말이다. 보험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는 주계약에서 내는 보험료와 특약 보험료로 구성돼 있다. 특히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종신보험은 주보험 자체만 놓고 보면 보장이 단순해 특약 없이 이 상품을 논하기 어렵다. 종신보험을 중심으로 몇 가지 중요한 특약 내용을 살펴보자.

먼저 정기특약에 대해 알아보자. 정기특약은 말 그대로 정해진 기간 보장 내용이 일정한 것을 말한다. 만기시에 대출 자금을 전액 상환하는 일시상환대출을 5년 만기로 3천만원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대출원금 3천만원은 주보험에 해당되고 정기특약을 붙일 경우 대출원금과 동일한 보장(5년 동안 3천만원)받을 수 있게 된다. 정기특약은 이런 식으로 일정기간 보장 금액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둘째 재해사망특약은 자연사나 질병 이외의 원인으로 사망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교통재해 등을 입었을 경우 주보험의 보험금에 더하여 보장을 해주는 특약이다. 재해사망특약은 보험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보장기간은 최대로, 보장금액은 최고로 하는 것이 좋다.

셋째 가족수입특약 또는 수입보장특약은 매월 가족을 위한 생활비를 지급하는 특약이다. 대부분 특약의 보험금은 일시금으로 지급되지만 수입보장특약은 매월 지급된다. 보통 가입금액의 1%를 매월 지급한다. 생활비가 1백만원이 든다면 가족수입특약을 1억원 가입하면 된다.

넷째 건강특약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건강특약은 최근 인터넷이나 전화판매(TM) 전용상품으로 판매되는 건강보험과 유사한 성격의 특약이다. 건강특약을 잘 활용하면 종신보험과 함께 필수 보험상품으로 여겨지는 건강보험의 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종신보험과 관련된 특약에는 10여 종이 있다. 전부 독자적인 보장 내용을 가지고 있는 특약들이다. 문제는 이런 특약을 모두 알고 가입하기 어렵다는 점. 특약에 너무 많이 가입하면 보험료가 증가하고 반대로 특약을 잘못 부가하면 제대로 보장을 못 받을 수도 있다. 회사마다 특약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방법은 보험 가입시 보험회사의 보험설계사(파이낸셜 컨설턴트 등)에게 충분한 설명을 들을 필요가 있다. 너무 보험료의 규모에 집착하지 말고 특약 전반에 대한 충분한 질문을 던지자. 그런 후에 보험 설계를 해야 제대로 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보험은 은행상품과 달리 해약하고 다시 가입하면 손해를 보는 상품이다. 첫 단추를 잘 껴야 하는 상품인 것이다. 특약에 대한 이해는 첫 단추를 잘 끼는 첫걸음이라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

이상건 이코노미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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