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 대재앙] 한국교민, 복구 작업 비지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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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 뼈를 묻을 각오로 다시 뛸 것입니다."

5일 오전 11시 태국 푸껫의 파통 해변가. 태극기를 앞세운 한국인 교민 200여명이 해일 피해 지역을 돌면서 복구 작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하얀 모자에 붉은 티셔츠 차림으로 쓰레기 봉투를 들고 거리 청소를 했다. 여행사를 하는 김태원(42) 푸껫랜드 대표는 "IMF 위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조류독감 확산과 같은 큰 위기도 이겨냈다"며 "이르면 다음달부터 푸껫 관광이 부분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콕에서 19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온 삼성전자 현지법인 직원 200여명도 가세했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10여명도 도착했다. 태국 정부는 푸껫 복구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날을 '파통 대청소의 날'로 선포했다. 초.중.고교가 휴교하고 수만명의 시민과 자원봉사자들이 해변으로 몰려들었다. 한국인들도 여기에 적극 동참한 것이다.

30대 교민인 김아롱씨는 "푸껫이 다시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관광지가 되도록 하겠다"며 "한국인 취향에 맞는 관광 상품을 개발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오후 태국 정부는 '희생자 합동위령제'를 올렸다. 서울에서 온 백현 롯데관광 상무가 3만달러(약 3400만원)의 복구 기금을 내놓았다.

손타야 쿤프롬 관광스포츠부 장관은 "한국 친구들이 고맙다"며 "복구 작업을 신속하게 끝내 푸껫을 새롭게 단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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