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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소각장이 휴양 명소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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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혐오 시설로만 여겨져 온 쓰레기소각장이 국내 최초로 시민들의 종합적인 휴식공간으로 꾸며져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도 구리시 왕숙천변 구리-판교 고속도로 옆에 자리한 구리시 쓰레기소각장(자원회수시설)에는 굴뚝에 전망대가 설치되는가 하면 수영장·인조잔디 축구장 등이 조성돼 지난달 13일부터 시민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이곳은 한달여 만에 주말이면 2천5백~3천여명,평일에도 1천5백~2천여명의 주민들이 찾아와 즐기는 관광·휴양 명소로 탈바꿈했다. 6층 높이의 소각장 건물 외벽에는 고구려벽화 등이 아름답게 그려져 누구든지 다가가고 싶은 친근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전망대=소각장을 상징하는 높이 1백m 굴뚝에는 80~90m 지점에 2층(연면적 2백평) 규모의 '구리타워'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30층 정도 건물 높이에 들어선 이 전망대는 야트막한 지형의 한강변에 우뚝 솟아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95평의 1층 전망대에선 그림 같은 한강의 풍광은 물론 구리 시가지와 서울 워커힐·남양주시 일원 및 팔당댐까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유리창 옆에 설치된 여섯대의 망원경(2분 간 이용요금 5백원)에 눈을 대면 수락산·도봉산과 올림픽주경기장·무역센터 등 서울 강남 도심과 한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밤에는 조명등을 밝힌 채 늘어서 있는 한강 다리의 야경과 서울 강남에서 구리 시가지로 이어지는 화려한 야경도 감상할 수 있다.1백5평 규모의 2층 레스토랑에서는 회전 테이블에 앉아 바깥 경관을 사방으로 돌아가며 바라보고 식사와 차를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15명 정원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전망대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체육·놀이시설=가로 1백5m·세로 68m 크기의 국제규격으로 조성된 인조잔디 축구장에는 비가 와도 축구를 즐기려는 주민들이 줄을 잇는다. 1천2백석의 관람석까지 마련돼 이용이 편리하다.

이용료는 두 시간 기준 2만4천원. 축구붐이 일면서 신청자가 많아 일주일 전에 예약을 해야 빌릴 수 있다.

25m 길이의 레인 6개와 어린이 전용 풀이 갖춰진 지하 2층·지상 1층(연면적 1천평) 규모의 실내수영장도 갈수록 이용객이 늘고 있다. 수영장 내에는 2백27평 크기의 남녀 사우나도 마련돼 있다. 수영장과 사우나장의 물은 소각열을 활용해 데운다.

소각장 주변에는 이밖에 게이트볼장 3면·야외 농구장을 겸한 롤러스케이트장·청소년광장(50평)·조경시설 및 벤치·산책로(폭 2m·길이 1.5㎞)도 마련돼 있어 구리 일대 주민들의 레저스포츠 거점으로 자리잡았다.

구리시생활체육회가 3년 간 위탁운영하는 수영장의 월 이용료는 주 3회 기준으로 어른 3만6백원,청소년 2만5천5백원, 어린이 2만4백원이다. 스포츠 및 휴식시설은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전망대는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개방된다.

◇구리시 쓰레기 소각장=지난해 12월 20일부터 가동돼 구리시와 남양주시에서 발생하는 하루 1백50~1백60t의 생활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9의 1 일대 2만1천평 부지에 국·도비 및 시비 6백12억여원을 투입해 건설된 이 소각장은 최첨단 방식을 도입해 하루에 최대 2백t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시는 1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전망대와 주변 편익시설을 갖추는 한편 배출가스 농도와 반입 쓰레기의 상태 등을 감시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을 감시요원으로 위촉해 소각장 운영을 공개하고 있다.

또 소각장 입구에는 일산화탄소·염소·질소화합물·먼지 등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주민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전광판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풍기성(馮起成·43) 구리시 자원재활용담당은 "지역주민뿐 아니라 관광객까지 찾아와 안심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소각장을 환경친화적인 주민 휴식공간으로 조성했다"고 말했다.031-550-2255.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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