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盧'2단계 신당'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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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신당 창당 작업이 속도가 나지 않자 반노(反노무현)쪽에서 '2단계 신당론'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박상천(朴相千)최고위원과 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회동 이후 입지가 좁아진 이인제(李仁濟)의원 쪽이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원내 기반이 취약한 鄭의원에게 힘을 몰아주기 위해 자민련과 민주당 일부가 탈당해 과도기적인 제3신당을 만든 뒤, 2단계로 민주당과 통합해 거대 신당을 만들자는 게 2단계 신당론이다.

이를 위해 우선 추석을 전후한 시기에 친(親)이인제계 일부 의원이 탈당, 鄭의원과 함께 원내 교섭단체(20명)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李의원의 한 측근은 "鄭의원도 독자 당선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결국 민주당과 합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도 당분간 이회창-노무현-정몽준의 3자 구도가 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신당의 신장 개업으로 쏠리는 것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또 자신의 발목을 잡아온 경선 불복 이미지를 털고 신당의 주도권을 쥐려는 李의원의 계산도 깔려 있다. 李의원은 이한동(李漢東)전 총리와 25일 골프회동을 갖고 이런 입장을 설명했다. 하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이 시나리오대로 되려면 신당 창당은 10월로 늦춰야 하는데 친노(親盧)쪽에서 9월 말 창당 완료를 주장하는 등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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