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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 붕괴 막은 공무원에 감사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집과 논밭,목숨을 한꺼번에 구해줬는데 어찌 그냥 있을 수 있겠습니까."

낙동강 수해지역 주민들이 3천억원대의 소송을 준비하는 등 국가·지자체에 대한 원망이 하늘을 찌를 듯한 가운데 경남 창원시 동읍 월잠리 2백여가구 주민은 창원시 공무원 2명에게 23일 오히려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 동네 역시 지난 10일 마을앞 둑이 무너져내리는 절박한 상황이었으나 창원시의 권재혁(50)하수과장과 동읍사무소 구재익(48)재무계장의 즉각적이고 헌신적인 대처로 위기를 무사히 넘겼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마을 앞 주남저수지 근처 둑에 금이 가는 것을 발견한 것은 지난 9일 오후 4시. 뜬눈으로 밤을 새우던 주민들은 금이 가고 흙이 떨어져 내리는 구간이 급격히 불어나자 10일 오전 7시 읍사무소와 창원시로 신고를 했다.

즉각 현장으로 달려간 권과장 등은 우선 둑 맞은편 배수장의 펌프 2개 중 1개의 가동을 중단시켰다.이 배수관을 통해 내뿜는 물이 둑에 부딪치면서 엄청난 압력을 가하고 있었던 것.

장대비 속에 20t트럭 25대가 1시간 만에 북면 골재장에 있던 자갈을 싣고 현장에 도착, 20시간의 작업 끝에 보강을 마치고 펌프 2대를 다시 정상가동했다.

덕분에 월잠리 쪽 2백가구의 집과 21만여평의 농경지, 대산들 쪽 1백50가구의 집과 90만평의 농경지가 침수를 피할 수 있었다.

창원=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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