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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 '재건축 불가' 판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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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집값 폭등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들의 건물 안전상태가 대부분 양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들 아파트의 조기 재건축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시와 각 구청들이 최근 자체 조사한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의 안전진단 등급 결과에 따르면, 20년 이상된 아파트 중 86개 단지, 5만9천44가구가 A~C등급 판정을 받았다.

<관계기사 e13,e14면>

현행 안전등급은 A(최상)·B(양호)·C(보통)·D(보수보강 필요)·E(위험)등 다섯개 단계로 나눠져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B등급을 받은 것을 비롯,▶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신천동 진주▶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 1·2차▶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광장 등 재건축이 추진돼온 주요 아파트들이 모두 C등급 이상의 판정을 받았다.

이들 단지는 '안전진단 결과 D등급 이하인 아파트만 재건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서울시의 방침에 따라 재건축 사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들 단지 외에 이번에 구조안전진단이 실시되지 않은 아파트도 상당수에 달해 실제 재건축이 불가능한 단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C등급 이상을 받은 단지를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가 23개 단지로 가장 많고 서초구와 영등포구도 각각 22개단지와 17개 단지다. 또 강동구와 송파구는 각각 8개와 7개 단지가, 금천구는 2개 단지, 관악구·광진구·동대문구·동작구·성동구·양천구·용산구 등이 각각 1곳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재난관리 차원에서 정례적으로 이뤄진 것이지만, 앞으로 정밀 안전진단을 신청하는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통과 여부를 시에서 결정할 때 비교·검토할 수 있는 중요한 기초자료가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전에 문제가 없는 아파트의 재건축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시의 기본방침인 만큼 C등급 이상 판정을 받은 아파트는 리모델링 등 다른 사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도곡·청담, 잠실, 반포, 강서 화곡, 암사·명일지구 등 시내 5개 저밀도지구에 포함된 아파트와 이미 안전진단을 거쳐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단지들은 이번 등급 판정 결과와 상관없이 일정에 따른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다.

한편 시가 무분별한 재건축 사업을 막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단'을 운영한 결과 최근까지 92건의 의뢰사례 중 재건축 평가를 받은 곳은 6건에 불과했다. 또 각 구청이 시에 제출한 안전진단 결과 보고서 31건 가운데 9건만이 적합판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 배경동 주택국장은 "앞으로도 재건축 추진 아파트에 대해 철저한 사전·사후 안전진단을 실시해 무분별한 재건축에 의한 경제적 손실과 마구잡이 개발을 막겠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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