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레저 등 복합도시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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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화호 개펄 1720만평이 관광.레저.문화 중심의 복합도시로 개발된다. 이곳은 방조제 때문에 바닷물이 들어가지 않는 해발 -1~4m의 땅으로, 새로 생성돼 아직 번지(지번)조차 없다.

건설교통부는 시화지구 총 3254만평 가운데 남쪽 개펄 1720만평을 ▶생태.레저 ▶생태.문화 ▶도시(주거).첨단산업 ▶관광.레저 등 4개 테마 블록(균등분할하면 블록당 430만평)으로 특성화해 개발하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시화지역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최근 이런 방침을 정했다. 민간단체가 초대형 국책사업 구상단계부터 참여해 개발방향을 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블록별 개발계획=건교부는 개발계획을 올해 안에 세우고 내년 말부터 개발할 예정이다. 언제든지 환경단체 등의 제동으로 개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긴 하다. 구체적인 시화지구 개발방향은 용역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지만 관광.레저 블록에는 요트장, 리조트, 수상스키시설 등이 들어설 전망이다.

도시.첨단 블록(당초 250만평 예정)에는 주거단지, 레저활동 연구시설 등이 입주한다. 이곳에 들어설 주거단지의 인구밀도는 판교 신도시(ha당 96명)보다 낮은 ha당 6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태.문화 블록은 450만평 규모로 공룡알 화석지가 있는 문화재보호구역이다.

관람시설이나 야외박물관이 들어설 전망이다. 생태.레저 블록에는 자연상태의 갈대숲과 어울리는 레저시설을 만든다.

골프장은 블록이나 시설 사이의 완충지대에 당초 8~10개를 세울 계획이었으나 수질에 미치는 영향을 먼저 평가한 뒤 건설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시화호 주변에는 자전거 도로와 마라톤 풀코스가 생긴다. 동물들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도 마련된다.

◆ 시화호 북쪽 등의 개발=건교부는 시화호 북쪽 개펄 317만평에 대해서도 첨단산업단지인 MTV(멀티테크노밸리)로 개발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적정개발 규모를 논의 중이다. 정부는 사업성이 있는 280만평을, 시민단체는 이보다 작은 220만평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조제 주변에는 대형 조력발전소가 들어선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세계 최대 규모인 프랑스 랑스조력발전소(240MW급)를 능가하는 252MW급으로 50만명이 사는 도시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대우건설이 공사를 맡아 2009년 6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대부도와 인접한 시화호 남쪽의 1430만평은 농업기반공사가 농업용지로 개발하고 있다. 인근 탄도호에서 연간 3500만t의 농업용수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무공해 대중교통망을 구축하기 위해 소사~원시 간 복선전철이 남쪽 개펄까지 연장된다.

◆ 시민단체 참여=정부는 시민단체 측에 시화지구 개발의 전제조건으로 ▶실천 가능한 수질.대기질 개선책 마련 ▶자연매립선 및 생태 축 유지 ▶철저한 친환경 개발 ▶개발계획 수립 및 개발과정에 대한 시민환경단체의 모니터링 등을 보장했다. 지난해 1월 33명으로 구성된 시화지역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그동안 25차례의 토론 및 현지조사를 했다.

박광서 건교부 신도시기획과장은 "환경단체 및 지역주민들과 시화지구를 친환경적으로 개발한다는 데 최종 합의한 만큼 앞으로 시화지구 개발이 본격화돼 2008년께부터 복합문화레저단지의 모습을 조금씩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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