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탄'매튜 잡아라 박세리·희정 뚝심 스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대부분의 골퍼들은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면 거리 조절이 힘들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특히 맞바람이 불 때는 기술적으로 공을 낮게 깔아 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곤란을 겪는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서는 악천후 때 미소를 짓는 선수가 있다. 북해의 폭풍우에서 잔뼈가 굵은 카트리오나 매튜(32·스코틀랜드)다.

퀘벡주 시멜레아 골프장(파72·5천8백56m)에서 열리고 있는 LPGA 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총상금 1백20만달러)에서 2라운드까지 박희정과 공동선두를 달렸던 매튜는 18일(한국시간) 3라운드에서 2언더파를 추가해 합계 6언더파 2백10타로 마침내 단독선두로 나섰다.

박세리(25)는 전날 최고 시속이 36㎞나 됐던 바람이 조금 잠잠해지자 데일리 베스트인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3언더파 2백13타로 박희정(22·CJ39쇼핑)과 함께 공동 3위로 올라섰다.

박희정은 4개의 버디를 잡고도 보기를 다섯개나 범하는 바람에 1오버파 73타로 주춤했다.

매튜는 마지막날인 19일 시속 40㎞의 폭풍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자 더욱 신바람이 났다.

사흘 연속 2언더파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매튜는 "나는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서 자랐다. 바람이 불어도 낮게 깔아치면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매튜는 지난해 비바람 속에서 강행된 하와이안 여자오픈에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3타차로 제치고 첫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매튜는 지난해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는 3라운드까지 단독 1위를 달리다 4라운드에서 박세리에게 4타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해 역전패한 경험도 있다.

박세리는 당시와 같은 대역전 우승을 꿈꾸고 있다.

3라운드 들어 특유의 아이언 감이 완전히 되살아난 박세리는 16개홀에서 버디 찬스를 만들었지만 퍼팅 난조 때문에 스코어를 더 많이 줄일 기회를 놓쳤다. 박세리는 전반에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인 뒤 14번홀에서부터 세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 우승후보 대열에 진입했다.

매튜와는 반대로 바람에 약한 골퍼가 김미현(25·KTF)이다.

페어웨이 우드로 힘의 열세를 만회하는 김미현으로서는 비바람에서는 런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만큼 불리해진다. 김미현은 4오버파 76타에 그쳐 공동 18위(합계 2오버파)로 밀렸다.

브리티시 여자오픈 챔피언 카리 웹(호주)은 합계 2언더파 2백14타로 샬로타 소렌스탐(스웨덴)과 함께 공동 6위로 상승했다. 박지은(23)은 공동 9위(2백16타), 한희원(24·휠라코리아)은 공동 12위(2백17타)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성백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