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MA올스타전> 샤샤 4골 원맨쇼 '왕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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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2002 한국 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전이 벌어진 1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여름밤은 축구를 향한 열기로 가득찼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6만5천여 관중의 머리 위로는 오색의 색종이가 흩날렸고 상암동 하늘 위로는 축포가 작렬했다.

한국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36명의 선수들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손을 흔들며 경기장에 들어섰다. 그가 월드컵 전사였느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홍명보(포항)·김남일(전남)이 등장할 때 터진 함성도 컸지만, 이관우(대전)·고종수(수원)를 향한 환호도 그에 못지 않았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혹했다. 중부선발(성남·수원·안양·부천·대전)과 남부선발(전북·전남·포항·울산·부산)의 팽팽했던 전반 접전은 후반 들어 일곱 골이 터지면서 중부선발의 6-1 대승으로 마감했다.

별들의 전쟁에서 가장 빛난 '왕별'은 중부선발의 '유고 특급' 샤샤(성남)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은중(대전)과 교체투입된 샤샤는 네 골을 몰아넣어 올스타전 사상 첫 외국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상금 1천만원.

이날 샤샤는 킬러가 갖춰야 할 모든 것을 보여줬다. 후반 4분 지루하던 0의 행진을 깨는 헤딩골을 시작으로 14분 골키퍼가 쳐낸 공을 가볍게 주워 넣으며 뛰어난 위치 선정 능력을 보여줬다. 20분에는 골키퍼 이용발까지 제치는 탁월한 개인기를 과시하며 세번째 골을 뽑아냈고, 41분에 터진 마지막 네번째 골은 왼발 중거리슛이었다. 머리·오른발·왼발로 골고루 뽑은 네골이었다. 샤샤는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날이다. 뜨겁게 성원해준 한국 팬들에게 고맙다"며 감격했다.

1995년 국내 프로무대에 뛰어든 샤샤는 통산 92골을 터뜨려 김현석(1백8골·울산), 윤상철(1백1골·은퇴)에 이어 개인 통산 최다 득점 3위에 올라 있다. 전반은 고종수·이관우·신태용(성남)·안드레(안양) 등 테크니션들이 운집한 중부선발의 공격과 홍명보·최진철(전북)·김태영(전남)으로 이어지는 스리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 등 월드컵 멤버가 막아선 남부선발의 수비가 팽팽히 맞섰다. 남부선발은 전반 27분 이동국(포항)의 슈팅이 골포스트에 맞고 나왔다.

남부선발은 후반 시작과 함께 스리백을 모두 교체했다. 수비라인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 그 사이로 샤샤의 골 폭격이 시작됐다. 월드컵 멤버가 대거 포함된 남부선발을 향한 관중의 안타까운 탄성이 터져나왔지만 중부선발의 폭격은 그치지 않았다.

후반 27분에는 신태용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다보가 중부선발의 네번째 골을 성공시켰고, 종료 직전에는 신태용이 마무리골을 터뜨렸다.

장혜수·최민우 기자

◇올스타전 전적

중부선발 6:1 남부선발

(득)샤샤①②③④(후4·(助)신태용, 후14,후20,후41·(助)다보)다보①(후27·(助)신태용)신태용①(후42·(助)샤샤·이상 중부), 이동국①(후16·(助)하석주·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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