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 기승… 피해 확산 막으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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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여름철 바다 양식장에 큰 피해를 주는 유해성 적조가 올해도 어김없이 발생, 빠른 속도로 확산돼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 2일 전남 고흥군 봇돌 앞바다에서 처음 발생한 유해성 적조는 11일 오후 경남 거제 연안까지 빠르게 확산, 연안 어류 양식장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날 경남 통영시 미륵도 조도 등대~거제시 남부면 여차 연안 해역에 적조주의보를 신규 발령했다.

◇특징·전망〓올해 적조는 예년보다 보름 정도 일찍 발생했고 확산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적조생물(코클로디니움)밀도가 1만개를 넘어서 지난 10일 밤 전남 여수시 남면 가두리 양식장 20여곳에서 어류 75만마리가 폐사, 4억8천만원(잠정집계)의 피해가 발생했다. 예년의 경우 적조생물은 8월 하순~9월 초 사이에 이르러서야 고밀도 양상을 보여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7월 말 북상한 태풍이 동반한 비로 영양염류가 풍부해지고,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적조생물 번식에 적합한 수온(24~26도)이 빨리 조성됐기 때문에 적조가 조기 발생한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이번 집중호우로 육지의 영양염류가 대거 바다에 유입되고 있으며, 일사량이 증가할 경우 적조생물 번식이 활발해져 적조가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피해 예방=양식장에 적조생물이 발견되거나 주변 해역에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되면 해상 가두리 양식장의 경우 안팎에 즉시 황토를 뿌려야 한다. 이와 함께 사료공급을 중단하고 저층수를 뽑아 올리는 장치를 가동해 적조 밀도를 희석시켜야 한다.

육상의 수조식 양식장은 적조가 발견되면 물 공급과 먹이 투여를 중단하고 여과시설이 있는 곳에서는 여과된 해수만을 공급해야 한다.

수산과학원 김학균 해양자원부장은 "현재 조류가 남서풍의 영향으로 남해연안으로 접근하고 있어 적조생물이 가두리 양식장을 덮칠 우려가 높다"며 "가두리 양식장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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