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선수촌 훈련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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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국가대표 선수·지도자 3백여명이 9일 오전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사상 초유의 집단적으로 훈련 거부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오전 훈련을 거부한 채 이연택 대한체육회장과 2시간 가량 협상을 벌여 처우개선 약속을 받아낸 후 오후 훈련을 재개했다.

국가대표선수단은 ▶세계선수권대회 1위 선수 군복무 면제 ▶선수·코치들에 대한 수당인상▶선수촌 내 문화·복지시설 대폭 개선등을 요구했다.

선수단 협상대표로 나온 김태우 레슬링 코치는 "선수들이 한달 동안 받는 수당이 축구대표팀 하루 수당(15만원)만큼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코치는 전업코치들에 대해 "정규 임금이 아닌 수당 형태로 월 1백80만원씩 받고 있어 선수촌을 나오면 수입도 끊기며 퇴직금 등 다른 혜택도 없다"며 "전업 코치들의 생활은 비참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연택 회장은 "선수들의 훈련거부는 오랜 기간 누적돼온 체육인들의 불만이 한꺼번에 표출된 결과"라고 말하고 "획기적인 지원 확대를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연택 회장은 "현재 하루 5천원인 선수 수당은 8월부터 1만5천원으로 올리고,1백50만~1백80만원인 코치 월 급여는 최소한 50만원씩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장은 "수당 인상이 예상보다 적게 이뤄진 것은 정부와의 예산 협의 과정에서 일어난 불가피한 결과였다"고 설명하고 "지속적으로 수당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회장은 또 "다른 소속이 없는 전업코치들에 대해 보수체계를 조정하는 등 처우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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