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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천 또 넘칠라" 밤새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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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게릴라성 호우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인명과 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7일 하루 동안 일곱명이 물에 빠지거나 빗길 교통사고 등으로 목숨을 잃었고 네명이 실종됐다.

주택 8백30여가구와 농경지 6백50여㏊ 등이 물에 잠겼다. 연안 여객선과 국내선 항공기가 대부분 끊겼으며 서울시내 도로 곳곳이 침수로 통제돼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강 주변 홍수 위기=상습 범람지역인 서울 중랑천의 수위가 위험 수준에 접근하자 인근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직후 마포구 성산·서교·대흥동 등 저지대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준비령이 발령되면서 범람 위기감이 고조됐다.

◇동강·남원 만수천 유역 주민 대피=강원도 영월군 영월읍을 흐르는 동강이 범람 위기에 놓이고 배수시설 가동이 한때 중단되자 2만여명의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에 1천여명의 주민들은 봉래초·중학교 등에 나눠 대피했다. 그러나 빗줄기가 약해지면서 동강의 수위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전북 남원시 대정리 앞 만수천이 범람할 우려가 높자 인근 산내면 대정리 20가구 1백여명의 주민들은 산내초등학교 강당으로 긴급 대피했다.

◇충주댐 방류 시작=충북 충주댐은 이날 오후 9시 수문 네개를 열고 초당 2천t의 물을 방류하기 시작했다.

충주댐 측은 시간당 댐 수위가 70~80㎝씩 상승하고 있는 데다 8일에도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방류량을 점차 늘려 자정쯤부터 초당 최대 7천t을 방류했다. 이에 따라 8일 중 경기 남부 등 하류 지역의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

◇인명·재산 피해=광주시 광산구 신촌동 건물 옥상에서 누수 보수작업을 하던 서종현(58)씨가 빗물에 미끄러지면서 피복이 벗겨진 전선을 잡는 바람에 감전돼 숨졌다.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신일2리 하천변 논에서 고진홍(68)씨가 수로 정비작업을 하던 중 실족,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광주시 북구 운암2동 동운고가도로에서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침범, 마주오던 승합차·시내버스와 충돌해 노모(23·여)씨 등 세명이 숨지고 한명이 중상을 입었다.

◇도로·철도 두절=영동선 석포역~승부역 사이와 강원도 정선군 남면 무릉리에서 각각 산사태가 발생,토사가 철로를 덮쳐 영동선과 태백선·정선선 등의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중앙고속도로 단양터널 입구와 치악재 정상 부근 등 두곳에 토사가 흘러내려 단양~남제천 구간과 남원주~신림 구간의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항공기·여객선 결항=목포~홍도, 여수~거문도 등 서·남해 섬지역을 오가는 50여개 노선 여객선들이 출항을 하지 못해 섬주민과 피서객 5천여명의 발이 묶였다. 제주도 여객선 운항도 완전히 끊긴 상태다.

김해·광주·여수공항에서의 항공기 이착륙이 불가능해지면서 국내선 항공편의 무더기 결항이 이틀째 이어졌다.

◇서울 교통대란=올림픽대로·동부간선로 등 서울시내 주요 간선도로가 물에 잠겨 통제되는 바람에 퇴근길이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다. 특히 동부간선도로 용비IC~군자교 구간, 올림픽대로 반포대교~양화대교 구간, 강변북로 마포대교~동작대교 구간, 남부순환로 강서면허시험장~송정중학교 구간의 도로는 밤 늦게까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한편 강남면허시험장 측은 대치동 탄천 둔치의 기능시험장 일대가 침수돼 8일부터 11일까지 예정된 기능시험 일정을 2주 가량 연기하기로 했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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