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악 신동’ 세 번째 판소리 완창 무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2면

“성악가 파바로티처럼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소리꾼이 되고 싶어요.”

전통예술고 3학년인 유태평양(18·사진)군이 18일 국립극장(달오름극장)에서 판소리 ‘수궁가’ 완창 발표회를 연다. 대다수 명창도 5~10년 공부한 뒤 판소리 완창에 도전한다. 하지만 유군은 이미 두 번 완창 무대에 섰다.

유군은 여섯 살이던 1998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3시간 동안 ‘흥부가’를 완창했다. 이때부터 ‘국악 신동’으로 불렸다. 당시 국악계는 “여섯 살 소리꾼의 완창 발표는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감탄했고, 어린이들 사이에 국악 바람이 불기도 했다. 이후 유군은 미국·일본·중국·독일 등 해외 공연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아카데미 시상식장으로 유명한 LA의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단독공연을 해 현지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잘 나가던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해외유학을 떠났다.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변성기가 찾아왔어요. 소리를 계속할 수 없었죠. 타악기를 좋아했는데, 그 리듬을 배우고 싶어 본고장인 남아프리카에서 4년간 공부했어요. 국악과 아프리카 리듬을 접목하면 세계에 통하는 음악이 될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덤으로 영어까지 배웠으니 국악 세계화에 한몫을 하고 싶어요.”

판소리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지만 세계인이 함께 즐기기엔 아직 걸림돌이 많다. 외국인을 위해 판소리 공연 내용을 영어로 통역하거나 공연장에 영어자막 스크린을 설치해 해설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유군은 “영어로 판소리를 하면 소리꾼이 외국인 관객과 직접 소통함으로써 절절한 감정과 감칠맛 나는 음색 등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2~3년 내 영어 판소리 공연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판소리도 글로벌시대에 맞게 변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차례 6~7시간 걸리는 공연의 지루함을 해소하고,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공연을 1시간 안팎에 끝내야 한다”며 “이를 위한 공연 내용·형식의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