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960억원을 들여 7년 동안 5대양에서 촬영한 해양 다큐멘터리 '오션스'가 29일 개봉된다. '해양 블록버스터'라 불리는 ‘오션스’는 새로운 촬영 기술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바다의 아름다운 영상과 자연의 신비를 만끽할 수 있다. 바다생물 100여종의 생생한 생활모습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프랑스 자끄 패랭, 자크 클로드가 공동감독한 이 영화는 일본, 프랑스, 미국 등 전세계 박스오피스에 파란을 일으키며 'CG보다 환상적인 영상'이라는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황다랑어 촬영하는데 어뢰까지 동원
황다랑어떼가 빠른 속도로 눈 앞을 지나치는 장면에는 영화사상 최초로 군사용 어뢰가 동원됐다. 제작진은 프랑스 해군의 도움을 받아 길이 1.6m의 어뢰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이를 케이블로 연결해 발사했다. 황다랑어 떼는 어뢰를 '길잡이 다랑어'로 착각했다. 그 결과 30km속도로 헤엄치는 황다랑어 떼의 역동적인 장면을 담을 수 있었다.
출렁이는 파도위에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배에 400kg 대형 크레인이 동원됐다. 크레인에는 첨단 기울기 센서가 부착된 자동균형유지 카메라 '떼띠'가 있어 고속주행시에도 풍랑에 관계없이 수평을 유지할 수 있다. 최첨단 떼띠 카메라 덕에 시속 40km로 질주하는 돌고래의 유영장면을 실감나게 담을 수 있었다.
바다새 '케이프가넷'이 목표물을 향해 수직 낙하 하는 장면이나 흑등고래가 등장하는 장면 등 영화는 항공촬영신이 자주 등장한다. 이 장면은 원격 조종 무인 헬리콥터를 이용했다. 이 헬기에는 광각 렌즈 카메라가 부착돼 있다. 전기모터를 이용하는 무인헬기는 작고, 소음이 거의없는데다 민첩하게 움직여 바다생물들이 놀라지 않게 접근할 수 있었다. 여기에 '아이폰4'에 적용된 자이로스코프 센서 기술을 접목해 수평을 유지하게 했다.
"CG보다 환상적인 영상"
호주에서 촬영한 거미게 장면은 마치 CG(컴퓨터 그래픽)로 착각이 들 정도로 환상적인 영상을 자랑한다. 거미게는 평소엔 깊은 바다에 살다 1년에 한 번씩 수십만 마리가 한꺼번에 얕은 바다로 모여 탈피를 한다. 美영화잡지 '버라이어티'는 이 장면을 'CG보다 환상적'이라며 극찬했다. 또 번역 감수를 맡은 이윤호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런 현상은 아직 학계에도 보고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열대해역에 사는 갑오징어는 평소엔 자줏빛이었다가 위협을 받을때는 마치 LED조명이 깜박거리듯 검은색,흰색 등으로 몸 색깔을 변화시킨다.
이 영화는 미국 알프레드 슬로안재단에서 진행해온 '센서스 오브 마린 라이프(Census of marine life)' 프로그램의 지원으로 제작됐다. 올해 종료되는 이 프로그램은 한국과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일본, 중국 등 50여개 국이 참여해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해양생물 5,000여 종을 찾아냈다. 결과는 오는 10월 영국 런던자연사박물관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글. 동영상=이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