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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제대로 즐기기>스테이크서 라면까지 하늘위의 레스토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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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하늘 위에서 즐기는 식사' 기내식(機內食)은 비행기 여행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지상에서 발을 떼 목적지까지 날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레는 일인데 도중에 밥상을 받아 배까지 두둑하게 채울 수 있으니 더욱 즐겁다. 경제 사정이 좋아져 비행기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기내식 한번 먹어봤으면…''기내식 먹어본 게 언제더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난생 처음 또는 몇년에 한번꼴로 기내식을 접하다 보면 생소하고 궁금한 점이 많다.

◇기내마다 메뉴가 다르다=같은 항공사라도 비행기마다 동일한 기내식을 내지는 않는다. 미주 노선의 경우엔 한식과 양식 가운데서 정하고, 일본 노선에는 일식 도시락 형태로 제공하는 곳도 있다. 같은 비행기라도 좌석 등급에 따라 기내식도 달라진다.

이코노미 클라스(일반석)에선 쟁반(tray) 한 개에 온갖 음식이 담겨 나오지만 퍼스트 클라스(일등석)는 고급 레스토랑처럼 전채로 시작해 후식으로 마무리하는 코스 요리를 제공한다.1인분 한끼 원가만 5만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메뉴도 이코노미 클라스는 두가지 정도지만 퍼스트 클라스는 서너가지로 선택의 폭도 넓고 예약할 때 원하는 음식을 따로 주문할 수 있는 특전도 있다. 기내식 메뉴도 계절마다 신 메뉴로 바뀌거나 제철 음식으로 내용이 달라진다.

◇자장면·이유식 등 특별한 메뉴도 있다=건강·취향·종교 등의 이유로 일반 기내식을 먹지 못하는 승객을 위해 특별 기내식이 준비돼 있다.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채식메뉴의 경우엔 우유와 계란의 포함 여부까지 따지고 동·서양식으로 구분할 만큼 세분화한 메뉴가 있다.

당뇨병·심장병·신장병을 앓고 있는 승객도 질병에 따른 특별음식을 먹을 수 있고, 이슬람교도나 유대교 신자는 모슬렘 밀이나 코셔 밀로 식사가 가능하다. 아기 승객은 조제 우유와 이유식도 제공받을 수 있으며, 어린이는 자장면·오므라이스·스파게티 등을 즐길 수 있다. 비행기 멀미 등의 이유로 기내식이 싫으면 특별히 모듬 과일을 먹을 수도 있다. 모둠 특별식은 원칙적으로 예약할 때, 늦어도 출발 24시간 전에는 미리 주문해야 한다.

국제선을 이용하는 신혼여행객이나 생일을 맞은 승객에게 축하 케이크를 서비스해주는 항공사도 있다. 이 역시 항공편을 예약할 때 체크해 알려야 한다.

◇기내에서 라면도 먹을 수 있다=오랜 해외생활 후 귀국할 때, 느끼한 동남아 음식으로 입맛을 잃었을 때 라면 한 젓가락이면 입맛을 원위치로 돌릴 수 있다.

다만 외국 사람들이 라면 냄새를 꺼린다는 이유로 기내 취급을 기피해 맛보기 쉽지 않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일부 항공사에서는 조심스럽게 라면을 취급하고 있어 눈치가 빠르면 라면도 맛볼 수 있다. 중장거리 노선의 퍼스트·비즈니스 클라스에선 라면을 끓여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코노미 클라스는 뉴욕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편에 한해 라면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대한항공은 동남아시아 귀국 노선에서 시험적으로 라면과 밥을 기내식으로 내는데 내국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외국 승객의 반응 등을 분석해 다른 노선으로의 서비스 확대를 검토중이다.

◇기내식은 비행기에서 데우기만 한다=기내식은 기내에서 직접 조리해 내는 것이 아니라 지상의 공장에서 만들어놓은 음식을 데워 서비스하는 것이다. 데울 땐 기체에서 발생하는 뜨거운 열을 이용한다. 끓는 물도 마찬가지 방법을 쓴다. 기내에선 불을 쓸 수 없으므로 전기오븐이나 가스레인지는 없다.'음식의 맛은 방금 만들어 바로 먹을 때 가장 좋다'는 면에서 보면 우수한 품질은 아닌 셈.

그러나 조리한 지 24시간 가량 지난 뒤에도 맛과 모양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항공사마다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전반적으로 고급 레스토랑 수준은 된다. 일부 항공사에선 퍼스트 클라스에 쿠키를 만들어 내는 등 기내에서 직접 조리하는 음식을 늘리려고 애쓰고 있다.

◇입국편 기내식 비빔밥은 '양식'=귀국 비행기의 비빔밥은 한국에서 싣고 간 것이 아니다. 해외 공항에서 현지업체로부터 공급받은 것이다. 토종 비빔밥이 아닌 셈. 그러나 토종 맛을 내기 위해 외국 기내식 업체의 조리사를 서울로 데려와 교육하기도 하고, 한국인 조리사가 현지로 가서 품질을 관리하기도 한다.

◇탑승 전에 기내식 알 수 있다=대한항공(www.koreanair.co.kr), 아시아나항공(www.asianacatering.com)과 외국 항공사들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식단을 띄워놓고 있어 미리 훑어볼 수 있다. 한국의 두 항공사가 식단을 공급하는 국내취항 외국 항공사의 메뉴도 비슷하다. 한국 출발 노선의 경우 두 항공사가 만든 기내식을 싣기 때문이다.

◇비행시간 많으면 여러번 먹는다=국내선은 간단한 음료로 기내식을 대신하지만 국제선은 비행시간에 따라 기내식을 내는 횟수가 다르다. 6시간 이내는 한차례, 6~12시간은 두차례, 12시간 이상 장거리 비행은 세차례다. 두차례 이상 기내식을 내는 경우엔 첫번째는 출발지, 두번째부터는 도착지의 식사시간에 맞춘다.

유지상 기자

◇도움말=대한항공 기내식계획팀 김형래 차장, 아시아나항공 홍보실 안재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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