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연극계 히딩크 모시기’ 국립극단 계획 물거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연극계의 히딩크 모셔오기’로 관심을 끌었던 국립극단 첫 외국인 예술감독 영입 계획이 무산됐다.

국립극단이 15일 재단법인으로 공식 출범했다. 이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자흥 국립극단 이사장은 “다음 달까지 예술감독 선임을 마무리한다. 공모와 추천을 통해서다. 논란이 됐던 외국인 예술감독 영입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 초 러시아 연출가 그레고리 지차트콥스키(51)가 재단법인 국립극단의 초대 예술감독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외국인 예술감독’ 문제는 상반기 내내 연극계의 ‘뜨거운 감자’였다. 문화부는 해외 선진 시스템을 도입하고, 침체된 국내 연극계에 자극을 준다는 취지로 외국인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특히 연극 배우 출신의 유인촌 장관의 뜻이 강력했다. 그러나 연극계는 “한국말을 모르는 외국인이 국립극단 수장을 맡는다는 건 한국 연극의 영혼을 파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결국 외국인 예술감독 영입 계획이 수포로 돌아감으로써 유 장관의 연극계 개혁 프로젝트는 사실상 좌초된 것으로 보인다.

◆시즌별 단원제 도입=국립극단은 1950년 창단됐다. 이날 재단법인으로 출범함에 따라 2000년 국립극장 산하에서 독립해서 법인화한 국립오페라단·국립발레단·국립합창단의 뒤를 잇게 됐다. 재단법인 국립극단은 기존의 전속 고용제를 폐지하고 배우를 1~3년씩 계약제로 채용하는 ‘시즌별 단원제’를 도입한다. 초대 단원은 연기 훈련 프로그램과 실제 공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년 초부터 순차적으로 40명 가량 뽑을 예정이다. 단원들의 보수는 5등급으로 차등 지급된다.

최민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