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러시아 '성 페테르부르크 아이스발레단' 내한공연: 더위 식힐 빙판 위 '신데렐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극장식 아이스 발레의 개척자인 러시아 '성(聖) 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 내한공연이 다음달 2~1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1998년~2000년 이미 세차례 내한 공연에서 계절의 진객(珍客)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 발레단은 모스크바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볼쇼이 아이스발레'와 함께 러시아 빙상예술을 대표하는 단체다. 스케이팅의 고난도 기교에 강점이 있는 볼쇼이와 달리 성 페테르부르크는 예술성을 우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무대에 어떻게 빙판을 만들까. 성 페테르부르크 발레단은 이런 기술적인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해 극장식 아이스 발레를 개척했다. 태양열 기술과 특수 소재를 이용해 만든 '욘츠맷(yontzmat) 이동식 아이스 링크'라는 바닥 시스템이 그것이다. 가로·세로 각각 15m인 이 링크를 오페라극장 무대에 설치한 뒤 그 위에서 아이스 발레를 펼친다.

이번 공연작은 샤를 페로의 명작 동화인 '신데렐라'로, 이 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다. 20세기 초반 러시아 음악을 이끈 세르게이 세르게예비치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을 바탕으로 콘스탄틴 라사딘이 발레로 구성했다. 80년부터 이 단체의 수석 안무가를 맡아온 라사딘은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등과 함께 러시아의 정상급 스타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원래 '재투성이'라는 뜻의 '신데렐라'는 옛날부터 유럽에 전해오던 대표적인 의붓자식 이야기로 우리의 콩쥐팥쥐와 비슷한 내용이다. 계모와 그의 딸들에게 학대를 받던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인연으로 일약 왕비가 된다는 꿈 같은 이야기다. 이런 익숙한 내용에다 발레의 화려함, 스케이팅의 다양한 기교가 어우러져 이번 공연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족용 오락물로 권할 만하다.

파벨 이바노프·엘레나 코마로바·올가 쿠바쇼바 등 출연자들은 대부분 스케이팅 국제대회 입상자들로 짜였다. 성 페테르부르크 아이스 발레단은 67년 러시아 고전발레의 대가인 콘스탄틴 보얀스키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95년 미국·캐나다 순회공연에서 세계 최초로 극장식 아이스발레를 선보여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3시·7시30분, 토·일 오후 3시·6시(월·8월 7일 오후 3시 공연은 쉼). 관람료 7만~2만원. 02-548-4480~2.

정재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