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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당닭·유럽 민목닭 등…세계의 닭 '서울 집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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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 "병아리가 날지 못한다는 편견을 버려. 내 날개가 조금만 더 자라면 멀리 날 수 있을 거야." 제법 힘차게 날개를 저어보지만 날아오르기엔 역부족. 그러나 날갯짓이 기특하기만 하다. 누가 알아. 지금은 병아리지만 어느 날 고니가 돼 땅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를지. 화려한 비상을 위해 미리 연습해둬야 하는 것은 우리네 인생사도 매한가지. 경북 문경 = 김상선 기자

새벽을 알리는 상서로운 새로 통하는 닭. 바로 그 닭의 해인 을유(乙酉)년을 맞아 닭 전시회가 줄을 잇는다. 세계 각국에서 공수해온 개성 있는 생김새의 희귀 닭들이 선보이는가 하면 달걀이 병아리로 부화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행사도 열린다.

◆ 서울대공원 '세계 닭 전시회'=몸통은 까만데 꽃잎처럼 흰 깃털이 머리에 솟아난 폴란드의 포리슈, 목에 털이 없는 유럽의 민목닭, 동작이 빠르고 민첩하며 성질이 사나운 동남아시아 토종의 적색야계, 먼길을 떠날 때 시간을 알기 위해 가져갔다는 부채모양 꼬리의 일본 당닭(사진) 등 22종의 세계 희귀닭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대공원은 2월 말까지 두 달간 동물원 내 제1 아프리카관에서 세계 희귀닭 22종 44수를 전시한다. 이와 함께 닭의 전설과 꿈풀이, 십이지신 속 닭띠의 성격 등 닭에 얽힌 이야기, 닭의 생리와 전염병 예방요령 등 닭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자리도 함께 마련했다. 전원 속에서 한가로이 알을 품은 씨암탉과 사진을 찍는 '포토존' 행사와 알공예 작품 전시회도 열린다. 일요일에 맞춰 가면 캐릭터가 그려진 알을 공짜로 받을 수 있다. 문의 02-500-7740~1.

승원우 동물복지과장은 "닭은 일반조류보다 알을 다섯 배 정도 많이 낳아 풍요로움을 상징하며, 동족 간의 우애가 유례없이 강해 본받을 점이 많다"며 전시회의 취지를 밝혔다.

승 과장은 "예부터 닭을 영물로 여긴 우리 조상들은 닭의 벼슬(冠)에서 문(文), 발톱에선 무(武), 적을 앞에 두고 용감히 싸우는 데서 용(勇), 먹이를 보면 무리를 부르는 데서 인(仁), 때를 맞춰 울어 새벽을 알리는 데서 신(信) 등 다섯 가지 덕(德)을 찾았다"고 말했다. '닭날개를 먹으면 바람을 피우게 된다'는 미신이 있는데 이는 닭날개에 콜라겐 성분이 많아 이를 적절히 먹으면 피부가 고와지기 때문에 생겼다고 한다.

◆ 어린이 대공원 '병아리 전시회'=능동 어린이 대공원은 3월 말까지 열대동물관에서 달걀이 부화해 병아리가 태어나기까지의 21일간을 관찰할 수 있는 '생명의 신비관'을 연다. 섭씨 37.5도를 유지하는 내부가 훤히 보이는 '누드 부화기'안에 새하얀 달걀 다섯개를 담아 변화하는 모양을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운이 좋으면 2~3시간 걸려 달걀의 구멍을 뚫고 나온 병아리들과 첫눈을 맞출 수 있다. 문의 02-450-9366~7.

이원진.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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