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기자 간담회>"北 서해도발 납득할 조치 취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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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金大中·얼굴)대통령은 15일 "서해교전은 북한이 불법 도발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지시했든 안했든, 어느 쪽이라도 큰 문제"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관계기사 3면>

金대통령은 청와대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金위원장이 지시했다면 6·15 남북 공동선언을 위배한 것이며, 지시를 하지 않았는데 일부에서 도발했다면 북한이 金위원장의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언제든지 그런 무력도발을 일으켜 전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여러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金위원장의 지시 여부에 대한 판단은 아직 유보하고 있다"며 "북한은 성의있고 책임있는 자세로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남 홍업(弘業)씨의 검찰 기소에 대해 金대통령은 "과거 야당 시절엔 고통은 있었지만 마음은 떳떳했는데, 지금은 그 떳떳함이 없고 일생에서 지금처럼 참혹하고 국민에게 죄송한 적이 없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金대통령은 "아들들 문제에 대해 사전에 보고받은 적이 없어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친·인척에 대한 감시체제가 너무 소홀해 반성하고 있으며, 제도적 책임을 강화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남인 김홍일(金弘一)의원의 거취에 대해 金대통령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본인이 판단해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아태재단 처리 방안과 관련, 金대통령은 "재단 창설자로서 이사들과 상의해 아태재단을 전면 개편, 사회적으로 명망있고 정치적으로 색채없는 분들이 맡아서 완전히 새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나는 새로 구성될 이사진에 들어가지 않고, 재단 운영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상(張裳)총리서리 지명에 대해 金대통령은 "아내(姬鎬여사)에게 얘기했고, 아내도 그를 좋게 생각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내가 결정했고 비서실장이 접촉한 것도 내가 지시해 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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