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회장 “KB금융 체질 개선 때까지 M&A 없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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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어윤대 신임 KB금융지주 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자신의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은 13일 “KB금융의 체질이 개선될 때까지 은행과 증권의 인수합병(M&A)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강제적인 인력 감축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회장 취임식 직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이런 내용의 경영 방침을 밝혔다. 취임 초기에는 KB금융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체질이 강화되면 그때 가서 M&A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할 것이냐”는 질문에 “KB금융의 체질이 약화돼 있어 앞으로 2년이 됐든, 5년이 됐든 건강해질 때까지 M&A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증권사 인수와 관련해서도 “재원이 없어 자생적인 성장을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향후에 사업 다각화를 하고,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면 (M&A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력 문제와 관련해선, 재배치를 할 수는 있지만 인위적인 감축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인력이 많다고 해서 내보낼 방법은 없다”며 “카드나 생명보험 같은 계열사가 커지면 오히려 인력을 확충하거나 재배치를 할 수는 있지만 당분간 사람을 강제로 내보내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어 회장은 또 14일부터 국민은행장 선임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행장 선임 때 출신 은행과 지역을 따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지난 3주 동안 회장 내정자 신분으로 국민은행의 부행장들과 지주회사 대표들을 모두 만났다”며 “14일부터 리더십이 있는 후보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조사(survey)를 할 것이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행장을 뽑겠다”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 사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KB금융이 100% 지분을 가진 은행의 행장을 먼저 선임한 뒤 사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사장 선임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그는 “사장 인사는 전략적으로 고려할 요소가 많아 반드시 내부 인사로만 단정하지는 않겠다”며 “능력 있는 사람을 영입할 수도 있지만 아직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어 회장은 노동조합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분명히 시각차는 있겠지만 협조는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회장 선출 과정에 정치권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그는 “회장이 되기 위해 이사들과의 토론, 질의 응답 같은 검증 과정을 거치느라 꽤 힘들었다”면서 “선거과정은 공정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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