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47억원 2년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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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거스 히딩크(56)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네덜란드 프로축구팀 PSV 아인트호벤의 감독을 맡게 됐다. 아인트호벤은 8일(한국시간) "히딩크 감독과 2년 계약을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987년부터 90년까지 아인트호벤의 사령탑을 지냈던 히딩크 감독으로선 12년 만의 복귀다.

연봉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다. 다만 해리 반 라이 구단주가 이미 히딩크 감독에게 네덜란드 프로축구 리그 감독 가운데 최고의 대우를 해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어 현재 최고 수준인 연봉 1백만유로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현지 소식통들은 "기본급 1백50만유로에 보너스 50만유로로 2년간 총 4백만유로(약 47억원)의 몸값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히딩크 감독은 계약 체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한축구협회의 기술자문역을 수행하면서 2004년 올림픽과 2006년 월드컵에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 또한 이곳에 오고 싶어하는 젊은 유망주들 가운데 17~19세 유소년을 데려와 경험을 축적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지난 7일 한국을 떠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도착한 히딩크 감독은 아인트호벤이 제공한 특별기편으로 바로 아인트호벤으로 향했으며, 아인트호벤 공항엔 반 라이 구단주가 직접 그를 맞이했다.

아인트호벤 선수들은 히딩크 감독의 영입에 대해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었다.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설이 나돌던 아인트호벤의 수비수 케빈 호플랜드는 팀에 잔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호플랜드는 "최소한 한시즌 이상 아인트호벤에서 뛰겠다. 내가 계획을 바꾸기로 한 것은 히딩크 감독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과 함께 지난해 아약스 암스테르담에 내준 1위 자리를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8일 이날 오전 사표를 제출한 이용수 위원장이 주재하는 마지막 회의를 열고 히딩크 감독을 '협회 기술자문역'으로 추천했다.

기술위원회의 추천이 협회 이사회에서 받아들여지면 히딩크 감독은 향후 성인 대표팀은 물론, 유소년·청소년 등 각급 대표팀에 관한 정책 수립·선수 선발·코칭스태프 추천 등 조언 및 지원 역할을 맡게 된다. 히딩크 감독은 또 자신의 유럽 내 인맥 등을 이용, 한국의 유망 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해 선진 축구 기술을 습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

기술위원회는 이와 함께 히딩크 감독이 운영했던 세분화한 코칭스태프 체제를 지속하고, 전문의·물리치료사·마사지사 두명 등으로 이루어진 메디컬팀을 전임으로 운영해 줄 것을 이사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차기 대표팀 감독 추천은 조만간 구성될 차기 기술위에 일임하는 대신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던 코치들로 꾸려가는 안▶새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는 안▶국내 감독 가운데 선임하는 안 등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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