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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은 '패션 리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1면

"007 영화를 보면 패션이 보인다."

지난달 22일 영국 런던 중심가의 최고급 호텔 클레리지 대연회장. 007 영화 시리즈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 행사는 마치 패션 컬렉션(쇼)을 연상케 했다. 기자회견장 옆에는 역대 제임스 본드가 사용했던 시계들이 진열됐으며, 벽에 장착된 대형 스크린에는 1999년에 발표된 007 '언 리미티드'편에 등장한 자동차와 소품들이 비춰졌다. 오는 11월 말 개봉 예정인 20번째 작품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배우 피어스 브로스넌(49)은 마치 패션 모델처럼 카메라 기자들 앞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했다. 여성들의 우상인 주인공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것은 영화에 등장하는 소품들. 삐삐·소형 녹음기·나이프·금화·비밀 가방…. 숀 코너리 주연의 제1탄 '살인면허'(1962)부터 피어스 브로스넌 주연의 '언 리미티드'까지 19편의 영화에 등장한 다양한 소품들은 007의 비밀병기로 영화의 재미를 북돋워주었다.

그 중에서도 007이 차고 나온 시계 '본드 워치'와 '본드 카'는 유행의 흐름을 미리 보여주기 때문에 패션에 민감한 사람들이 영화 개봉 때마다 눈여겨 보는 소품이다.

지난 40여년간 선보였던 본드 워치는 세계 손목시계 패션의 변천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65년 '선더볼 작전'편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본드 워치는 숀 코너리가 차고 나온 '롤렉스'시계가 그 시초로, 이후 '펄'사의 전자시계와 '세이코'시계가 뒤를 이었다.

95년 '골든 아이'편부터는 '스와치'의 '오메가 시마스터'가 계보를 잇고 있다. '시마스터'는 신사복에 어울리는 품위있는 디자인이면서도 격렬한 액션에 적합한 튼튼하고 강력한 스포츠 시계.

부의 상징인 동시에 패션 그 자체인 본드 카 제1호는 62년 '닥터 노'에 등장한 영국 '애스턴 마틴'사의 스포츠카 '빈테이지 V-8'이다. 20번째 다음 작품에서 제임스 본드는 다시 '애스톤 마틴'사의 'V12 뱅퀴시'를 타게 된다.

런던=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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