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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 필리핀 연예계의 한국인 샛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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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필리핀에서 신세대 스타로 떠오른 한국인 산다라 박(20)이 휴가를 얻어 고국을 찾았다. 이국에서 고군분투하며 활동하는 모습이 지난 10월 KBS '인간극장'에 방영된 이래 그는 한국에서도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YG엔터테인먼트 영입설이 돌며 화제가 됐다.

어릴 때부터 품었던 가수의 꿈은 초등학교 5학년 때 필리핀으로 이민간 뒤에도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혼자 이불을 뒤집어쓰고 몰래 노래 연습을 했다. 올 초 필리핀 ABS-CBN방송의 연예인 공채 프로그램에 출연해 2위로 입상한 뒤 바로 음반을 취입하고 방송에 출연하는 등 숨가쁜 스케줄이 이어졌다. 필리핀에서는 방송사 공채 연예인이 되면 방송.음반.영화 등의 활동을 한꺼번에 하게 된다.

그러다 지난 11월 초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전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가 필리핀에 왔다는 말을 듣고 그를 찾아가 "트레이닝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체계적으로 노래를 배운 적이 없어요. YG에 실력 있는 가수들이 많으니까 거기서 훈련을 받으면 저도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빅마마나 거미처럼 노래해 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댄스 음악을 하는 그와 YG의 색깔이 맞지 않는다며 거절했지만 산다라 박이 거듭 부탁하자 마음이 약해졌다. 결국 내년 3월부터 약 6개월간 연습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다.

필리핀에서는 이미 인기 스타인데 한국에서 훈련생으로 시작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하지 않을까.

"얼마 전까지는 평범한 학생이었으니까 그 때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돼요. 또 반짝 스타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훈련을 받고 싶어요."

대학도 한국에서 다니려고 알아보는 중이다. 필리핀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에 오려 했지만 오디션에 합격하는 바람에 그러지 못했다는 것. 그녀는 아무래도 '산다라 박' 보다 '박 산다라'가 좋단다. '산다라'라는 이름도 김유신 장군의 아명에서 따온 우리 말이다.

"그렇다고 필리핀에서 활동을 안한다는 건 아니에요. 한국에서 공부하고 트레이닝도 받고, 방학 땐 필리핀에서 활동하고…. 두 군데서 다 잘 하고 싶어요."

글=이경희 기자
사진=신동연 기자 <sdy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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