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 성장률 6.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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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한국은행은 4일 올해 경제성장률이 연간 6.5%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 15월 전망한 5.7%보다 크게 올려잡은 것이다.

한은은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0%, 경상수지는 50억달러 정도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그러나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 등으로 국내에서도 주가·금리·환율이 한꺼번에 크게 하락함에 따라 당분간 이런 불안정성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콜금리를 현 수준인 4.25%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은 지난 4월 이후 수출이 늘어나고 설비투자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상반기 중 성장률이 6.1%를 기록하고 하반기에도 6.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간 성장률을 6.5%로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는 일부 공공요금의 인하 등에 힘입어 상반기 중 2%대 중반의 상승률을 유지했지만 하반기에는 기업들이 쌓아둔 현금이 시설투자와 임금 인상 등을 통해 시중에 풀리고, 공공요금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 연간으로는 3.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경상수지의 흑자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상반기 중 흑자규모가 35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하반기에 수입과 해외여행 경비가 크게 늘어 15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박승 한은 총재는 "우리 경제는 외부 변수에 대한 방어력을 키워왔기 때문에 실물부문은 미국발 충격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소비와 건설 투자에 힘입어 경기가 회복됐으나 앞으로는 수출과 설비투자 주도로 본격 회복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라고 밝혔다.

朴총재는 또 최근 물가 상승세 둔화는 환율 하락이라는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므로 하반기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하반기 이후 국제수지 관리를 소홀히 하면 내년에 경상수지가 크게 나빠질 우려가 있다며 연간 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해외여행 수지 적자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한은 전망과 달리 한국경제연구원은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더 낮은 '상고하저(上高下低)'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연은 상반기 성장률을 6%로 예상하면서 하반기는 이보다 낮은 5.8%, 연간으로는 5.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중 미국 경제의 불안과 원화가치 상승, 반도체 가격하락 등 경제불안 요인이 확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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