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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중단 … 힘든 반년 보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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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정동영(얼굴) 통일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에게 "답답하고 힘든 반년을 보냈다"고 말했다.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완전 중단된 상황에서 2004년 하반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북한은 그가 취임한 직후 등을 돌렸다. 정부가 일부 민간단체의 김일성 10주기(7월 8일) 조문을 허용하지 않자 태도가 싸늘해진 것이다. 7월 말 동남아에서 탈북자 468명이 집단 입국하자 북한은 8월 초로 잡혀 있던 15차 장관급회담을 깼다.

정 장관은 남북관계의 경색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화해.협력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왔다고 통일부 관계자들은 강조한다. 교류협력기금의 정부출연금을 올해 1700억원에서 내년분은 5000억원으로 크게 늘린 게 대표적 사례라고 주장한다.

정 장관은 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으로서의 업무도 무난히 수행했다는 평을 듣는다. 주한 외국대사를 25차례 만났고,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 등 방한한 주요 외국인사를 만난 횟수는 20차례에 이른다고 통일부 측은 밝혔다. 7월 워싱턴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주 중국을 다녀온 것도 그의 위상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런 그가 최근엔 국민여론을 의식하는 행보를 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가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 중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김일성 조문불허 등에 대한 북한 조평통의 사과 요구에 대해 '이미 수차례나 장관이 유감을 표명했고 국내 보수여론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더 이상의 그런 요구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한다.

정 장관은 "개성공단을 역동적으로 꾸려 가겠다"고 했다. 그걸 바탕으로 남북대화를 재개하고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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