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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증시 결산> 내수株 '약진' IT株 '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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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상반기 증시가 막을 내렸다. 올 연초 주식투자를 시작한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결국 본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1월 2일 724포인트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는 6월 28일 742포인트로 마감해 2.45% 오른 데 그쳤다. 주가지수로 본 평균 성적이 그렇다는 것일 뿐 증권거래소 상장 종목 중 40%가 오른 반면 60%가 내려 하락 종목이 더 많았다.

미국 나스닥지수가 상반기 중 26%나 떨어지고, 영국·프랑스 등 유럽 각국도 10% 이상, 일본은 5% 하락했던 점과 비교하면 그나마 선방한 셈이다.

◇일장춘몽 같았던 장세=연초 증시는 지난해 10월 이후 상승 흐름이 이어져 종합지수 700선을 단숨에 넘는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그 후 '대세상승론'이 퍼지면서 4월 18일 연중 최고치(937.61포인트)를 기록하기까지 기세 좋게 올랐다. 4월 중순까지 지수가 꼭 30% 상승한 가운데 1백% 이상 오른 종목도 속출했다. 머지않아 지수가 네자릿수로 진입할 것이고 그 이후엔 세자릿수를 다시 보기 힘들 것이란 낙관론이 팽배했다.

그러나 그게 곧 단기 상투 조짐이었다. 외국인들이 차익매물을 가차없이 쏟아냈다. 상반기 중 팔아치운 물량이 무려 3조9천억원어치나 됐다. 국내 기관이 2조원어치 이상 순매수하며 맞서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업종별 등락=내수 관련 업종들이 상대적으로 약진했다. 상반기 국내 경기를 내수가 끌고 온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음식료업종이 20.2% 상승했고 유통업도 15.1% 올랐다. 기초소재 관련주들도 각광을 받아 화학업종이 16.5%, 철강금속은 13.3% 상승했다.

하지만 정보기술(IT)과 수출 관련주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여 전기전자업종이 6.4% 오르는 데 그쳤고 통신업은 4.4% 떨어졌다. 운수장비업종은 수출비중이 높으면서도 17.6% 상승하는 선전을 보였다.

금융업에선 은행과 보험이 각각 12.3%와 19.3% 오른 반면 증권은 26.7%나 떨어졌다.

◇종목별 명암=정밀금형업체인 대동이 액면을 분할한 뒤 10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가는 등 초강세를 보인 끝에 3백92.6%나 올라 상반기 중 주가상승률 1위에 올랐다.

<표 참조>

대동은 1분기에 흑자로 전환된 것 외에 특별한 호재가 없어 일부 투기성 매수세가 들어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증권거래소는 밝혔다.

상승률 2위를 기록한 갑을은 관리종목 탈피에 따른 정상화 기대로 3백29% 급등했다.진양화학도 회사 측이 "주가가 급등할 이유가 없다"고 공시했음에도 불구하고 1백77%나 뛰었다.

상호저축은행들이 실적호전 기대감으로 급등해 진흥상호가 2백33%, 서울상호는 1백16% 올랐다. 대그룹 계열사 중에선 롯데제과와 LG화학이 1백% 안팎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하이닉스반도체가 매각협상 결렬과 D램가 하락 등의 복합 악재로 90.6%나 폭락했고, 우성식품은 자본잠식 탈피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77.8%나 떨어졌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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